▲ 앞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조은주, 서정은, 송원용, 정다은 씨

“대학생활 참 힘들다”

학교가기 싫다는 초등학생의 투정도, 단짝친구와 지내기 힘들다는 중학생의 하소연도 아니다. 대학생활에 홀로서기를 해야만 하는 장애인 대학생들의 호소다.

현재 우리 대학에 다니는 장애학생은 총 47명. 비좁은 입시관문을 통과한 그들을 기다리는건 가파른 언덕과 계단뿐이었다. 학교에는 그들을 위한 휴게실조차 없었다. 학교 전체에 펼쳐있는 장애물을 제거하기 위해 우리 대학 장애인 대학생들이 뭉쳐 ‘JNU P+’을 만들었다. 이 모임의 구성원 서정은(생활환경복지·12), 송원용(영어영문·10), 정다은(생활환경복지·12), 조은주(심리·11) 씨를 만났다.

‘JNU P+’은 ‘JNU(전남대학교)에 Passion(열정)을 +(더한다)’라는 뜻이며 현재 18명의 회원이 있다. 그들의 만남은 사소한 불편에서 시작되었다. 정 씨는 “혼자 헤쳐 나가야할게 많은 대학생활에서 서로 의지하고 마음을 공유할 친구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 씨는 “지난 4년간 대학을 다니며 장애인 학생 처우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꼈다”며 “모임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지난 12월부터 사람들을 모으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모임의 첫번째 성과로 그들만을 위한 안식처가 생기게 된다. 본부 1층에 휴게실 공간을 배정받은 상태다. 조 씨는 “몸이 불편하기 때문에 일반 휴게실에서 쉬는건 어려운 일이다”며 “가장 가기 쉬운 본부 1층에 자리 잡을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송 씨 또한 “이 휴게실은 우리에게 단순히 휴게실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며 “우리의 말에 귀기울여줬다는 사실에 기쁘다”고 전했다.

하지만 해결해야할 문제들은 아직 많다. 정 씨는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할 부분은 장애학생지원센터의 독립이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 대학의 장애학생지원센터는 장애학생지원센터 담당 직원이 학생과의 다른 업무도 보고 있는 상태다.

그는 “경북대의 경우 장애학생지원센터 공간을 별도로 두어 장애학생을 위한 공간으로 쓰이고 있다”며 “물론 우리 대학도 많이 신경 써주고 있지만 다른 업무와의 병행으로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조 씨는 “좀 더 진취적인 활동을 통해 우리 모임을 가치 있게 만들어 장애학생지원센터를 독립시키는 것이 목표다”고 밝혔다.

장애인 대학생들에게 하고싶은 말도 전했다. 서 씨는 “자유로운 모임을 추구해 참여에 대해 강요는 하지 않는다”며 “서로를 알아가자는 차원에서 만난 것이니 부담없이 찾아왔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씨는 “장애 학생들이 남들과 다르다는 걸 크게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우리 모두 같은 학생일 뿐이다”고 덧붙였다.

장애 학생들이 다니고 싶은 전남대를 만들고 싶다는 조 씨. 그는 “사실 장애인 후배들에게 우리 대학을 선뜻 권유하긴 힘들다”며 “장애 학생들의 인권을 존중해줄 수 있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팔 걷고 노력할 것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 씨 또한 “장애 학생 뿐만 아니라 비장애학생들도 다같이 즐거운 마음으로 학교생활을 하게하는 모임이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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