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 도서관을 외부인이 사용하는 것에 대한 논쟁이 있었다. 대학은 공공성을 띄어야 하고, 당연히 시민사회와 함께 성장하여야 한다는 차원이 찬성의 견해다. 그 원론적인 견해에 대한 반대의 문제가 아니라, 전남대 학생들이 현실적인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을 들어 대책이 강구되어야 한다는 반대의 주장 또한 합리적이다.

잘 알다시피 우리 대학은, 그리고 우리 캠퍼스는 충분히 개방되어 있다. 새벽이라 말하기도 어려운 시간부터 그 많은 사람들이 운동장을 돈다. 봄꽃의 주변, 용지의 물가, 아름드리나무의 그늘은 이미 그 주인이 누구라 할 수 없을 만큼 말 그대로 시민의 공간이다. 평생교육원과 언어교육원, 박물관의 강좌, 그리고 곳곳의 강연을 비롯한 다양한 프로그램은 우리 구성원을 넘어 시민을 대상으로 하기까지 한다. 축제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새롭게 고쳐질 대강당은 다양한 음악회를 통해 공공에 개방될 것이다.

최근 우리대학 동문이 변모하였다. 기존의 도로 폭을 조금 넓히고, 교문의 위치가 조금 움직였으며, 조금 남아있던 담장이 없어졌다. 그 자리를 이용해 큰 광장이 생겼다. 새로운 나무가 심어졌고, 새 벤치와 가로등이 놓였다. 광장에 포장된 석재는 꽤 비싼 돌들이 사용되었다.

문이라 함은 이곳, 저곳을 구분하는 것이며, 이를 기준으로 안팎이라 부른다. 거대한 석재로 세워진 권위적인 문은 근본적으로 내부인의 자긍심을 목표로 한 것이지만, 부수적으로 외부인에 대한 경계와 나아가 심리적 압박감을 주려고 하는 것이 통례다.

우리 대학은 새로운 동문과 그 광장을 통해 캠퍼스와 외부를 어떻게 나누는지에 대한 새로운 태도를 보여주었다. 문이 아니라 광장이 캠퍼스 내부와 외부를 구분할 것이며, 경계의 모호성을 통해 구분과 개방에 관한 새로운 방식을 제시한 것이다. 이 중간영역인 광장에는 이 전보다 많은 사람들이 머물게 될 것이며, 신록이 우거질 즈음에는 또 다른 차원의 다양한 행위가 일어나는 훌륭한 마당이 될 것이다.

이제 심리적 부담감조차 없이 사용하게 될 일부 외부인들로 인해 불미스러운 일이 간혹 생길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큰 문을 세우고, 높은 담장을 세우는 방식으로 되돌릴 수는 없다. 관리의 문제와 발생할 사고를 대비한다는 이유로 아무 것도 못하게 하는 것은 촌스럽다. 도서관도 마찬가지다.

우리 대학은 국립대학이다. 국가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고, 연구를 수행한다. 그 수혜는 결국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다. 책을 보자는, 공부를 하자는, 꽃구경을 하자는, 그 요구들이 가능해야 한다. 예상되는 어려움과 문제에도 불구하고 우리 대학은, 우리 캠퍼스는 공공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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