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2,504명의 학생이 한 자리에 모였다.

학생총회가 열렸던 지난 24일 저녁, 봉지는 노란 풍선으로 가득 메워졌다. 분위기도 참 좋았다. ‘간만에 재밌는 학생총회가 되나’하는 기대도 잠시 품었다. 개회를 선언하기 전까지는. 정족수를 채우자마자 많은 학생들은 안건을 듣지도 않고 갔다.

좋다. ‘동원’도 능력이다.

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안건조차 듣지 않고 자리를 뜬 원인은 깊이 고민해봐야 할 사안이다. 학생총회는 ‘성사’ 자체로 만족하기엔 너무 아까운 자리이지 않은가.

학생총회가 진정한 논의의 장이 되기 위해서는 학생회의 학내 의제 설정 능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이번 안건 중 학생들의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글커잉 선택제 전환’ 안건도 학생회가 제시한 안건은 아니었다. 물론 다른 안건들도 중요한 사안이었지만 총학과 학생들이 느끼는 온도 차는 크다.

이젠 전달 방식의 변화를 모색해야한다. 새로운 기획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번 학생총회 성사를 위해 학생회 간부들은 학내 곳곳에서 절을 했다. 분명 누군가에게는 그들의 간절함을 드러내는 효과적인 수단이었을 수 있다. 하지만 낯설고 무거운 이 방법은 누군가를 강력히 끌어들이는 것 이상으로 많은 학생들로 하여금 그들을 피해가게 만들었다.

매년 학생총회 성사를 위해 학생회도 적잖은 고민을 할 것이다. 내용이 무겁다면 전달방식을 가볍게 해보는 건 어떨까. 팔다리 아프게 아스팔트 위에서 몇 시간동안 절을 할 것이 아니라 그 시간에 학생들과 게임을 해봐라. 물론 게임 내용은 안건에 관한 것으로. 학생과의 접촉면도 넓히면서 재밌게 안건도 알리는 좋은 방법 아닌가? 오체투지는 한편에 넣어두자. 더 요긴하게 쓸 날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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