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어느 신문 기사는 흥미롭다. 영국의 두 대학의 공동연구팀은 사상 처음으로 자연 상태의 공기 중에서 빛의 속도를 인위적으로 늦추는 실험에 성공했다. 지금까지 빛이 진공상태 또는 매질이 없는 공기 중에선 언제나 초속 약 30㎞라는 불변의 속도로 이동한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필자는 양자 역학의 물리학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다. 다만 속도(v)의 단위가 ‘초(t)’당 ‘거리(S)’로 나타내는 것을 볼 때, 이와 같은 속도를 늦출 수 있는 능력(타임머신 제작)은 시간에 대한 조정[屈伸]도 가능하리라는 기대로 이어진다. 그러고 보니까 얼마 전 시간을 소재로 한 ‘인터스텔라’라는 영화가 대단히 흥행하였다. 시간은 어떤 형태가 되었든 간에 어느 시대를 가리지 않고 인류 커뮤니케션의 변치 않을 중요한 매체이다.

 

1일 단위는 태양과 달의 선물

관심을 돌려보자. 하루보다는 좀 더 긴 주기인 1주일(7曜日)이라는 시간은 인류를 하나로 묶어내는 데 가장 신속하고 중요한 수단이 되었다. 曜日에서 ‘曜’字는 별을 의미하므로 7요일은 별들의 집합이다. 살펴보면 한 달은 1년에 맞춰졌으며, 1년은 10년 단위에 맞물려 있다. 그러나 1주일은 한 달이고 1년이고 간에 그 경계로부터 벗어난 주기이다. 이러한 1주일은 모든 달력의 윗줄에서 단위로 표기되어 있다. 생체 리듬은 1주일을 주기로 긴장과 이완을 되풀이한다. 이 놀라운 발명품은 쉽게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따지고 보면 1일과 한 달 그리고 1년의 단위는 태양과 달의 선물이다. 식별이 가장 쉬운 태양과 달을 관찰하여 만들어낸 이와 같은 인위적인 주기의 탄생도 인류의 수천 년 노하우의 결과였다.

 

7요일을 만든 7개의 별

그렇다면 모든 달력의 머릿줄에 표기된 7曜日(일·월·화·수·목·금·토)이라는 주기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전통시대에는 지금과 같은 다양한 천문 기구가 없었다. 별들 간의 거리 정도를 측정하는 각도기와 하루의 시간을 재는 해시계나 물시계 그리고 천체 운행과 위치를 체크하기 위해 제작한 천문시계라 할 수 있는 渾儀 정도가 고작이었다.

망원경도 없던 그들은 육안에 의지한 체 관찰만으로 행성의 위치와 운행로를 거의 정확히 측정하였다. 토성의 주기는 29년이다. 토성의 주기 발견은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었던 최대 폭의 시선의 결과로써 가히 상상 불허다. 이러한 관찰력은 동·서양을 막론한다. 전혀 다른 상반된 대륙의 천문학자들은 이렇게 7개의 별을 찾아내 주기를 측정하였다. 이 7개의 별들에 대한 관심은 바로 당시 천문 기술력 수준을 말해주는 척도가 되었다.


「칠정산」의 역사적 의의

조선의 세종은 15년(1433)에 달력 제작에 들어갔다. 그로부터 10년 만에 「七政算」이 만들어졌다. 달력의 이름도 7曜를 알리는 ‘七政’이다. 이 달력을 편찬하기 위해 각종 천문기구(시계)도 제작되었다. 이 기간 중에, 조선은 세계적 문화유산인 물시계 '자격루'를 만들었고, 유례가 없는 해시계 '앙부일귀'를 제작하였다. 이들 기구들은 조선의 천문학 수준을 최고위에 올려놓았다. 이것이 「칠정산」제작이 가지고 있는 역사적 의의이다. 무디고 끈질긴 관찰력과 지속적인 기록의 힘이 지금의 7曜日이라는 1주일 주기를 만들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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