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론 > 기고
까만 안경을 쓰고 있으니 눈앞이 캄캄할 수밖에■동아리 'ex'가 들려주는 고전영화 ①<바보선언>
이대영(자율전공·12)  |  news@cnumedia.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5.03.17  01:19:06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나의 한국고전영화 관람목록은 <이어도>, <하녀>, <뽕>, <바보선언>뿐이다. <이어도>는 봄날의 캠퍼스에 칼럼으로 내놓기에는 너무 충격적인 내용이고, <하녀>는 봉감독님께서 <하녀DVD판>에서 코멘터리를 너무나 잘해주셨기 때문에 글 쓸 맛이 나지 않는다. <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아도 잘 알 것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소거법으로 결국 <바보선언>에 대해 쓸 수밖에 없게 되었다.

<바보선언>은 이야기가 잘 짜인 일반적인 영화라기보다는 오히려 인물들의 일련의 춤사위에 가깝다. 사실 <바보선언>은 그 당시 80년대 영화검열로 인해 단단히 마음이 상한 이장호 감독이 검열을 피해 될 대로 되란 식으로 만든 영화이기 때문이다. 그 덕에 천재적이고 실험적인 영화가 탄생하게 된다.

93분 동안 대사는 거의 없으며 남자아이의 내레이션이 대신 그 공간을 채운다. 또한 전자오락소리, 국악, 팝송 등이 짬뽕되어 오묘한 조화를 이루어 낸다. 게다가 흥행에 까지 성공한다. 아마도 그 당시 연희동 안방에서부터 시작되는 억압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들의 갈증 때문일 것이다. 영화검열이 휘두르는 칼질을 요리조리 피해가며 옆구리를 콕콕 찌르듯 사회 다방면을 풍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의 우민화 정책, 무궁화를 달고 계시는 그분들을 향해 보내는 씻김굿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일일이 나열하면 자수(字數)나 채워 빨리 게임하려는 속셈에 지나지 않으므로 하지 않기로 하고 나머지 것들은 영화를 보며 찾아내는 재미도 쏠쏠하니 직접 찾아보시길 바란다.

다만 영화 속 몇 안 되는 대사 중에 감명 깊게 들었던 대사를 언급하고자 한다. 바보 똥칠이 말한다. “세상이 갑자기 싫어져요. 눈앞이 캄캄해요” 가짜여대생 혜영이 대답한다. “까만 안경을 꼈으니 캄캄할 수밖에 없지” 그저 썰렁한 말장난으로 여겨지겠지만 영화를 보고나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아버지 세대나 우리세대나 눈앞이 캄캄한 것은 까만 안경을 쓰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혹여 그래도 이해가 안 되는 독자들을 위해 명쾌한 해답을 찾아냈지만 공간이 부족하여 쓰지 않겠다.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올 해 처음으로 중도 폐회 없이 전학대회 성사
2
연예인이 정말 전부인가요?
3
“공유하고 소통하는 것이 즐거움이에요”
4
풍경의 변화가 만든 소리의 전환
5
총동연 회장 사퇴…비대위 체제로
6
"몸에 대한 편견, 이제 그만"
7
“전남대학교 구성원 모두에게 사랑받는 밴드 동호회를 만들고 싶어요”
8
소소하지만 확실한 가을 '전대 갬성'
9
백도 사물함 추첨 과정 공정성 논란
10
나만을 위한 여행? No! 모두를 위한 여행!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500-757 광주광역시 북구 용봉로 77(용봉동) 제1학생회관 2층 신문방송사 편집실
대표전화 : 광주캠퍼스 062) 530-0527/0523  여수캠퍼스 061) 659-6655 | 팩스 : 062)530-0522 | 발행인 : 정병석 | 주간  : 임칠성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지희
Copyright © 2013 전남대학교.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