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8일,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서 ‘2014 대학도서관 통계분석 자료집’을 내놓았다. 지난해 전국 대학도서관 416곳(4년제 대학 278개, 전문대학 138개)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담은 자료집이다. 이 자료집을 요약한 내용 중, 현재 국내 대학생들의 독서량과 관련된 주목할 만한 지표가 발표되면서, 각 신문지면의 기사와 사설을 통해 우려 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발표 내용의 주요 골자는, 대학도서관에서 학생 한 명이 1년간 대출하는 도서량이 3년째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2011년 10.3권에서 2012년에 9.6권, 2013년에 8.7권, 그리고 2014년에는 7.8권으로 하향선을 그리고 있다고 한다. 7.8권을 달로 나누면, 한 달에 0.65권으로 1권에도 미치지 못한다. 실제로 지난해 재학생 10명 중 4명 이상은 대학도서관에서 책을 한 권도 빌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수치들에 대학원생까지 포함되어 있음을 감안하면, 학부생만 계산했을 경우 아마도 더 심난한 결과가 나오리라는 것은 충분히 짐작할 만한 일이다.

전남대의 상황은 어떠한가. 재학생 1인당 대출도서수 12권으로, 전체 평균치(7.8권)나 4년제 대학 평균치(9.0)를 웃돌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더구나 전남대 재학생 1인당 도서수(59.5권)가 4년제 대학 평균치(98.2권)에도 한참 못 미치는 환경을 생각하면, 상당히 선방을 한 셈이다. 그렇다고 해서 딱히 자랑할 만한 것도 못 된다. 서울대를 비롯한 수도권 주요 사립대들의 대출도서수가 평균 20권에서 25권 이상인 것을 보면, 사실상 반토막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관련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에 대해, 전자자료 이용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것과 학생들의 취업 준비 시기가 빨라진 것에 원인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러저러한 사정을 고려한다손 치더라도, 우리 대학 학생들을 포함한 대학생들이 전공이나 취업 관련 이외의 책에 대한 관심이나 독서량이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비단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이 좁은 사설 지면에서 책읽기의 중요성에 대해 떠들어 본들, 온통 불안한 미래로 몸살을 앓고 있는 우리 학생들의 마음을 얼마나 흔들 수 있을는지 별 자신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여 그런 불안함을 만들어내는 근거의 정체가 무엇인지를 알고 싶다면, 그래서 책을 읽는다는 것이 얼마나 가공할 만한 것인가를 알고 싶은 학생이 있다면, 반드시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사사키 아타루, 2010)을 읽어보길 권한다.

제목은 다소 살벌하지만, 이 책이 던지고 있는 메시지는 아주 명료하다. 책을 읽고 또 읽고, 반복해서 읽는다는 것. 그렇게 읽어버린 이상, 그것에 목숨을 걸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 그리하여 낡은 방식이 강제하는 ‘준거’를 고쳐 쓸 수밖에 없다는 것. 그런 의미에서 책을 읽고, 다시 읽는다는 것은 남루한 우리 삶을 바꾸는 ‘혁명의 본체’임을 말하고 있다.

여러분들의 삶이 불안한가? 그 불안함이 어디서 오는지 알고 싶은가? 삶이 좀더 건강하고 풍요로워지길 원하는가? 그렇다면 읽고 또 읽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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