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제주도 여행 때 대구 사람과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나 친해진 적이 있다. 우리 둘을 보고 한 남자는 “경상도, 전라도 사람은 절대 친해질 수 없다. 겉으로는 친해도 둘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이 있을 것”이라며 우리 사이의 벽을 만들어 줬었다.

‘대강당 리모델링, 동아리 방 빼!’ 기사 취재 중 불현듯 그 남자가 떠올랐다. 항상 그렇듯 본부의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는 태도와 불만이 있어도 시원하게 털어놓지 못하는 학생의 모습이 수년간의 내재화를 통해 만들어진 그 남자의 고정관념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지난 인터뷰에서 곽명진 철학과 회장은 “본부는 학생을 통제하려 하고 학생은 끌려가고 있다”고 현재 우리 대학의 모습을 진단했었다. 동의한다. 끌려가면서도 문제의식을 느끼는 학생은 많지만 문제가 공론화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말해봐야 변하지 않을게 뻔하다’는 생각이 우리 안에서 내재화된 것이다.

문제를 혼자 끌어안고 있으면 나만의 문제로 끝나지만 입 밖으로, 생각 밖으로 꺼내 공유하고 함께 논의하면 바꿀 수 있는 힘이 생긴다. 불만 있으면 말로 하자. 물론 <전대신문>도 학생들이 지니고 있는 불만을 끌어내는 역할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귀 쫑긋 세운 채 언제든 달려갈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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