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의 문이 열리고 수줍게 웃는 얼굴로 인사를 건네는 김 양. 그는 바로 신입생 김지혜 씨(특수교육·15)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앞을 보지 못하는 1급 시각장애인이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전맹(全盲)은 아니지만 그가 보는 세상의 모습은 뿌옇다.

남들과 보이는 것은 다를지라도 새롭게 맞이하는 환경에 설레하는 김 씨의 모습은 여느 새내기와 같았다. 그는 “정말 단순하지만 친구를 많이 사귀고 싶다”며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설렌다”고 말했다.

김 씨는 친구들 사이에서 ‘옛날사람’으로 통한다. 그는 “남들보다 귀가 예민한지라 시끄러운 춤, 노래를 좋아하지 않는다”며 “조용한 카페에 앉아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는 게 더 좋다”고 전했다. 또 그는 “오락보다는 운동을 더 좋아한다”며 “단체생활에서 술 먹고 즐기는 것 보다는 직접 움직일 수 있는 운동이 더 좋다. 특히 축구를 좋아하고 잘한다”고 덧붙였다.

김 씨의 꿈은 자신과 같은 이들을 돌보는 특수교사다. 맹인학교인 세광학교로 전학을 간 김 씨는 자신보다 심한 장애를 갖고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이들을 돕는 일을 하고 싶어 특수교육학부에 진학했다”고 설명했다.

김 씨의 꿈을 더욱 확고히 해준 건 헬렌켈러 자서전이었다. 그는 “설리반 선생님을 보고서 어떠한 학생이라도 포기하지 않고 포용할 수 있는 선생님이 되고 싶어졌다”며 “헬렌켈러처럼 멈춰 있는게 아니라 계속 노력해서 발전하는 사람이 되고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모든 장애인들에게 최고의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씨는 “평소 모든 일을 먼저 혼자 해왔다”며 “그래도 못하겠으면 도움을 받아야한다는 생각으로 자라왔다”고 말했다. 독립적인 그에게도 대학 생활에 대한 걱정은 있었다. 그는 “장애 학생들을 위해 엘리베이터나 점자 블록의 확대 설치를 바란다”며 “특히 책을 보려면 확대 독서기가 꼭 필요한데 학교에 있는 확대 독서기는 구식이라 이용하기 힘들다. 새롭게 설치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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