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예로부터 학문에 힘쓰고 책 읽는 것을 미덕으로 숭상하였다. 고려시대 최석은 아들에게 이르기를, “집안은 청백하여 다른 물건이 없고, 다만 경서 만 권만이 남아 있다. 너희들이 부지런히 읽어 입신행도(立身行道)하라”고 했는데, 과연 두 아들은 뛰어난 학문으로 재상이 되었다. 윤관 장군은 전쟁 중에도 손에서 책을 떼지 않았고, 안중근 의사는 순국 직전에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다”고 했다.

그렇다면 어떤 책을 반드시 읽어야 할까? 다산 정약용은 자식들에게 “폐족(廢族)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독서일 뿐이며, 특히 ‘세상을 구한 책을 읽으라’”고 강조했다. 독립지사 박은식 선생은 학문의 힘을 ‘천지개벽’에 비유하였다. 함석헌 선생은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고 했다. 중국의 대표적 지식인 노신은 “청년이여, 나를 딛고 일어서라”고 외쳤다.

이들의 언명 속에 바로 필독서를 고를 수 있는 지혜가 담겨져 있다. 그 의미를 천착하자면, 첫째, 온갖 사물과 사실에 대해 궁구할 수 있는 책, 둘째 세상을 향한 비판적 사유를 일상화 할 수 있는 책, 셋째 권력으로부터 진정 자유로워 질 수 있는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책, 넷째 영혼의 아름다움을 간직할 수 있는 그리하여 ‘참됨의 정신’과 ‘선함의 행동’ 속에 담긴 품격을 갖출 수 있는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20대 청년 대학생이 이 같은 필독서를 섭렵한다면, 통일의 아버지 문익환 선생이 ?꿈을 비는 마음?에서 노래한 “조개 속 보드라운 살 바늘에 찔린듯 한 상처에서 저도 몰래 남도 몰래 자라는 진주 같은 꿈으로 잉태된 내일”을 기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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