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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사고(Groupthink)와 그 후유증
김호균 교수(행정학과)  |  news@cnumed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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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1.03  14:2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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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을미년 양띠의 새해를 맞아 경향각지의 장삼이사(張三李四)나 직장인들은 새로운 각오로 한 해를 설계하며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직장인들은 조직의 합리적인 운영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것이 대학이나 정부 등 공공조직의 구성원이든, 일반 사기업 등 사적 조직이든 관계없이 말이다.

필자의 경우 공사조직을 포함하여 상당히 오랜 기간 조직생활을 해오고 있는 터라, 이전 직장이든 현재의 직장이든 필자와 관련된 조직들은 적어도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발전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필자의 관견으로 볼 때,  조직의 합리적인 운영과 관련해서 특히 유의하여 봐야할 부분이 있다. 이른바 조직의 중장기적인 모습과 관련한, 구성원들의 의사결정 (decision-making)방식이다.

우선 조직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데, 합리성 (rationality)이라는 기준― 합리성의 정도가 엄격하든, 아니면 싸이몬 (H. Simon)이 이야기하는 제약된 합리성 (bounded rationality)이든―을 굳이 반대할 구성원들은 없을 것이다. 다른 하나의 의사결정 기준을 든다면 아마도 만장일치 (unanimity) 기준이 아닐까 싶다.

여기서 중요한 질문을 하나 던질 수 있다. 이를 테면 ‘조직 구성원들이 만장일치 방식에 의해 조직의 중요 현안에 대해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 조직에 긍정적인 영향만 미칠 것인가?’ 라는 점이다.

먼저, 구성원들이 자신의 입장을 자유롭게 개진하는 과정에서 합의점 (consensus)에 자연스레 도달해 의사결정이 이루어진다면, 별다른 이견이나 저항없이 순탄한 집행과정을 거칠 것이기에 조직에 악영향은 야기하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만장일치에 도달하는 과정에 비합리성이라는 기준이 작용하는 경우이다. 여기서 비합리성이란 조직구성원 중 연장자 (seniority)가 의사결정 내용과 관련하여 어떠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경우이다.

특히 그 연장자의 조직내에서의 권력 (power)이 상대적으로 강한 경우, 나머지 구성원들은 연장자와 다른 아이디어나 의견 혹은 제안을 하기가 어려운 분위기가 형성되기 십상이다. 종국에는 위압적인 조직내 분위기에 눌려 연장자의 제안사항에 동조해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만장일치가 이처럼 위협이나 협박 등 위압적인 조직내 분위기내에서 이루어지는 경우, 조직이 부담해야할 후유증은 사뭇 심각한 사태를 야기할 수 있다.

비근한 예를 들면, A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당시 B 단체장은 재임기간 중 조직이 당면한 과제는 물론, 그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에 대해서도 일일이 본인이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하에서 의사결정이란 얼핏 만장일치 방식을 취하고 있지만, 구성원들의 집단지성을 의사결정내용에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조직구성원들의 열정적인 에너지를 조직의 성장과 연계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C 대학의 D학과도 비슷한 만장일치 사례를 경험한 바 있다. 학과의 중요한 의사결정 사항이 있을 때, 구성원 중 연장자 그룹이 가이드라인 성격을 띤 의견을 제시해 분위기를 주도하면, 나머지 구성원들이 눈치를 보며 결국은 연장자 그룹의 제안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리라. D학과는 지금 만장일치가 가져온 후유증에 조직이 분열하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앓고 있다고 전해진다.    

재니스 (Irving Janis)는 이러한 불합리한 만장일치 방식의 의사결정 방식을 ‘집단사고(Groupthink)’라고 명명하며 조직구성원들에게 각별히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 을미년 새해, 모든 조직의 구성원들이 이 같은 집단사고의 ‘함정’에서 빠져나오길 학수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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