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일자리 수가 부족한 것이 아닌 양질의 일자리가 갖춰지지 않은 것이 문제다.”

김상봉 교수(철학)는 청년실업문제가 “노동자들이 일을 할 만한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기업 중심의 경제 구조로 인해 일자리들 간의 격차가 커졌다”며 “청년들의 일자리 선택폭이 좁은 것이 현실이다”고 말했다. 또 일자리 질을 떨어뜨리는 이유로 “돈은 적게 주면서 일은 많이 시키는 노동력 착취의 행태를 보이는 중소기업이 많은 것”을 꼽았다.

하지만 김 교수는 청년실업문제의 해결방안에 대해 “현재로서는 획기적인 대책이 없는 상태다”고 말했다. “여러 복합적인 요건들이 엮여있는 문제라 해결책이 있다면 거짓말”이라는 것이다. 정부가 청년실업의 대안으로 내놓은 시간제 근무, 중규직 제도 등의 정책들도 “문제의 근원을 해결치 않는 미봉책일 뿐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교수는 청년실업문제의 해결책으로 노동자와 사업자가 함께 기업경영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경제민주화’를 강조했다. 그는 “대한항공 땅콩회항 사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는 노동자를 머슴 다루듯 하는 유일한 나라다”며 “한국만의 방식으로 노사가 함께 공존하며 기업운영을 할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한다”고 설명했다. 

불합리에 순응하지 않는 청년들의 태도를 청년실업문제 해결의 필수조건으로 들기도 했다. 김 교수는 “정부가 꾸준히 미봉책들을 내놓는 이유도 그것에 순응하고 몰려드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며 “문제를 겪게 될 주체인 청년들이 취업을 포기해서라도 인식을 불러일으키고 잘못된 경제의 구조에 질문을 던져야한다”고 말했다.

청년들의 저항이 ‘자본의 포획에 대한 보이콧’이며 ‘자본의 욕망에 묶이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하는 김 교수. 그는 “정치의 민주화를 위해 앞일을 포기하면서도 세상 걱정을 했던 시기가 있었다”며 “지금은 경제의 민주화를 위해 희생을 감수해서라도 노력을 할 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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