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이 2014년 장애대학생 교육복지지원 실태조사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조사는 장애학생의 학습권 보장을 위한 교육복지지원에 관한 내용과 접근권 보장을 위한 시설과 설비 등의 항목을 대상으로 한다.

장애학생이 30여명에 불과하니, 우리 대학의 전체 정원을 생각하면 아주 소수다. 하지만 이 소수를 위해 들어가야 하는 비용은 만만치 않다. 대학의 특별한 학사관리는 물론, 장애유형별 학습자료를 비치한 도시 열람실 등을 갖추어야 하고, 개별적인 학습보조활동을 위한 도우미까지 지원하기도 한다.

시설로 가면, 더욱 복잡해진다. 근본적인 지원은 장애의 종류에 관계없이 대학의 모든 장소, 모든 건물의 어디든 접근할 수 있게 하여야 한다. 건물 앞에 장애인용 주차장은 물론이고, 외부에서 건물로 진입할 때, 계단이 아닌 경사로가 있어야 한다. 건물 안의 엘리베이터는 필수다. 바닥의 점자블록이 있어야 하고, 화장실 앞의 안내판에도 점자가 새겨져 있어야 한다.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복지에 관한 논쟁이 있었다. 합리적인 판단을 넘어 보수와 진보 사이의 진영 논리도 개입되었다. 문제는 복지라는 근본적이 목표에는 동의하나, 복지의 확대가 개인의 발전노력을 저해할 것이라든지, 경제적 여건이 지금은 아니라는 등 여러 논리가 동원된다. 딱히 틀렸다고도 할 수 없다. 다만, 그렇게 자주 비교되는 OECD 국가 기준에 복지 항목에서는 사용되지 않는 것을 보면 아쉽다.

경제적 관점으로 보면 우리 대학에서 장애대학생에 관한 지원은 과하다. 또 우리 대학이 최우수라고 하지만, 그 내용을 자세히 보면 다른 대학에 비해 상대적 우위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우리 대학의 좋은 점은 이 문제를 비용의 문제가 아니라 해야 할 당위의 문제로 보고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올해 곳곳에 장애인주차면이 늘어나고 새로 도색되었다. 많은 건물에 점자블록이 새로 설치되었고, 장애인화장실에 점자안내판이 붙여졌으며, 화재경보시설도 설치되고 있다. 적지 않은 비용이 들었고, 매년 늘어날 계획이다.

우리는 나이가 들면 언젠가는 모두 장애인이 되는 존재다. 결국 이 지원은 우리를 위한 것이다. 무엇보다 내가 속한 조직이 약자에 대해서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좋은 일이다. 날마다의 신문에서 얼마나 많은 약자들에게 차가운 잣대를 대는 경우를 보면 더욱 그렇다. 최우수 등급 좋다. 비록 상대적이라도, 우리 대학이 이 부문에서 현재 다른 대학보다 앞서 있고, 이를 계기로 앞으로 더 잘 할 수 있게 하는 계기이기에 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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