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가 왔다. 여수캠퍼스 국제학부 ㄱ 전공 학생은 “졸업예정인 학생들이 교수들에게 감사의 선물을 준다는 명목으로 사은회비(1인 5만원)를 걷는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참가를 원치 않는 학생들에게는 불참비(1인 4만원)를 걷어 소수 학생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말이다. 이 학생은 선물 대신 돈을 모아 대학발전기금을 내거나, 불참비를 줄이고자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고 설명했다.

결국 제보자의 목소리는 묻혔다. 방법을 고민하자는 제보자의 말에 학과는 “대학발전기금은 반대가 많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이유”로 하지 않았다. <전대신문>이 취재를 시작하자 해당 학과는 사은회를 취소했을 뿐이다. 학생들의 불만에 대한 해결 방안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사은회는 학과 전통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전통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은 달라졌다. 올해만 해도 미술학과의 ‘반지 전통’(본지 1541호 참조), 사회학과의 ‘일일호프 쿠폰강매 논란’(본지 1535호 참조) 등이 문제가 됐다. 전통으로 볼 수도 있지만 행사를 진행하는데 있어 불참비 등 강제성을 띠는 순간 문제가 된 것이다. 물론 학생회만의 잘못은 아니다. 그들은 학과 구성원들의 참여율이 낮아지는 가운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자구책일 수도 있고 관행처럼 해왔기 때문에 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과거 사회와 달리 개인주의 확산과 취업난, 그리고 학과에 대한 소속감이 줄어든 현 상황에서 누군가에게는 불필요한 ‘강요’처럼 보이는 것이다. 이런 점은 분명 논의하고 바뀌어야 할 문제다.

전통의 뜻은 ‘어떤 집단이나 공동체에서, 지난 시대에 이미 이뤄져 계통을 이루며 전해 내려오는 사상이나 관습, 행동 따위의 양식’이다. ‘전통적인 것’은 통상 선조들이 옳다고 판단해 예부터 이어져 내려온 풍습 등의 의미로 쓰인다. 그러나 대학 내 전통은 불합리하고 옳지 않아도 ‘다들 그렇게 했으니까 하고 싶지 않아도 해야 하는 것’의 의미로 굳어진 듯하다. 누군가에게는 전통이 악습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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