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세월호 참사를 기억한다. 2014년 4월 16일, 그 끔찍한 시간은 흐르고 흘러 어느새 200일이 넘었다. 실종자들을 기다리는 상징이 돼버린 팽목항은 더욱 차가워질 것이다. 세월호 실종자 수중 수색은 종료됐고, 사고 수습과 가족지원을 위해 운영하던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해체됐다. 그곳은 이제 끝 아닌 끝이 남았다. 

그러나 여기 ‘지난’ 이야기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있다. 광주 YMCA 직원과 자원봉사자들이다. 그들은 매일 밤 무박 2일로 2인 1조 팽목항 등대지기가 된다. 지금까지 참여한 봉사자는 260여명. 대학생, 주부 등의 참여율이 높았다.세월호 참사 발생 216일째, 등대지기 186일째였던 지난 19일, 광주 YMCA 김현영 팀장을 만나 등대지기의 이야기를 들었다.

 
팽목항의 밤을 밝히는 것이 등대지기들의 주된 일이었다. 김 팀장은 “사고 초기 팽목항은 가족들의 울부짖는 소리로 가득했다. 특히 밤이면 어두운 분위기의 팽목항을 밝히는 일이 우리의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팽목항 등대지기들의 상황도 여의치 않다. 실종자 수색 중단 등 상황이 바뀌면서 실종자 가족들 상당수가 진도를 떠났고 자원봉사자 수도 감소했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조만간 우리도 팽목항에서 철수하지 않을까 싶다”며 “자원봉사 형태를 변경해 지속적으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활동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잊지 않는 것을 강조하는 김 팀장. 그는 “법과 제도만 만든다고 안전사회가 되지는 않는다”며  “빠른 것에 익숙하고 미봉책에 익숙한 사회분위기를 바꿔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더불어 같이 사려는 생각을 공유하는 사회가 돼야 한다”며 “상처를 가진 사람들은 상처를 드러내 표현하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해야 한다”고 전했다.

YMCA 사무실 한편에 여전히 차려져 있는 세월호 분향소를 찾은 고3 학생들의 이야기도 해줬다. “지난주 일요일에 수능이 끝났다면서 학생 두 명이 찾아와 국화꽃을 놓고 갔다”며 “여전히 잊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기억은 기억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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