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8 사건의 중추역할을 하고 있는 2·28국가기념박물관을 방문했다. 그 곳에서 2·28국가기념박물관을 책임지고 있는 시-핑랴오 관장(Chie-ping Liao, 63)을 만나 피해자 명예회복, 박물관 역할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2·28 사건 후 대만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1949년부터 지속된 계엄령은 38년 후 해체됐고 1987년 대만정부는 2·28 사건에 대해 공식적인 사과를 표명했다.

박물관장은 “정부는 사과와 함께 진상규명을 위한 2·28배상조례를 만들었다”며 “조례를 통해 설립된 2·28기금회는 약 1,300명의 피해보상 신청을 9년에 걸쳐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상조례에 규정되어 있지 않은 명예훼손은 재단에서 해결했다”고 전했다.

대만의 외성인(중국본토에서 건너온 사람)과 본성인(토착민)사이에 존재하는 2·28 사건에 대한 인식차이와 관련한 이야기도 나눴다. 박물관장은  “2·28 사건 때 외성인 보다 본성인의 피해가 많아 사건에 대한 입장은 서로 다르지만 서로의 입장을 부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인식차이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다”며 “그들의 인식에서 비롯된 인권문제에 대한 정책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올해 5·18기념재단에서 열리는 광주아시아포럼에도 참가했던 2·28국가기념박물관. 이에 박물관장은 국제적 교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타국 극복사례 연구’라고 말했다. 그는 “교류아래 서로 상응하는 힘이 크다고 생각한다”며 “한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2008년에 처음으로 대만한국인권포럼을 대만에서 개최했고, 현재 두 번째 포럼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취재 당시(지난 8월) 박물관에서는 인권영화제가 한창이었는데 박물관은 영화선택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슬픈 역사를 보여주는 것보다는 제대로 된 과거청산에 의미를 두기 위함이었다. 박물관장은 “피해자들에게 극복사례를 통한 긍정적인 메시지를 직간접적으로 전달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도 2·28 사건을 비롯한 대만의 인권상황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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