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영화 <제보자>를 두 번 보게 되었다. 평소 영화를 본 뒤 카페에 앉아 그 영화에 대한 평론을 즐기는 나는 이번 영화 제보자에 대해서도 흥미로운 의미 몇 가지를 찾아내었다. 전공수업에서 교수님의 “기자는 전문직인가?”라는 질문에 다수의 학생이 “아니다. 기자라는 직업은 전문직의 조건에서 몇 가지가 벗어난다.” 등의 대답을 했다. 언론인에게 부여된 사회적 책임이 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인식은 사회에 만연하다. 이는 언론인의 전문성, 언론인의 자질, 결국 언론인의 궁극적인 책임과 관련된다. 그렇다면 정말 언론인은 전문가일까, 아니면 방송사라는 거대한 기업체에 속한 회사원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가 생각하는 기자는 진실에 다가가는 능력이 탁월한 ‘전문가’다. 법률가와 의료인이 각각 법과 의술을 수호하듯 언론인은 ‘진실’을 수호하는 것이다. 즉 진실에서 벗어난 사건을 고발하고, 진실과 어긋난 사건을 바로잡는 것에 있어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 언론인이다. 다만 진실에 대한 왜곡이 사회 어느 분야에서나 존재할 수 있기에, 또한 개개인마다 생각하는 진실이 다양할 수 있기에 ‘기자가 과연 전문직인가?’와 같은 의문이 제기되는 것 아닐까. 하지만 그 자신뿐만 아니라 사회구성원 모두의 눈을 진실로 향하게끔 인도하는 언론인의 역할로 보아 충분히 그 자신이 진실을 파헤치는 영역에 관한한 탁월한 전문가임을 자부해도 될 만한 자리가 바로 ‘언론인’이다.

물론 현 사회에서 언론인이 ‘진실 수호자’로서의 자격을 다하고 있는지는 의문해봐야 한다. 영화 제보자에서 언론인의 취재정신을 무조건 경멸하는 시민들의 태도는(이장환 박사에 대한 존경심에서 비롯되는 것도 물론 있지만) 반대로 언론인이 그만큼 진실을 오도해왔기에 시민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것 아닌가. 부끄러운 일이다.

영화 중후반에서 취재중단을 요구하는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의 모습을 보고 윤민철PD는 “진실만 추구하면 모두가 나를 인정해줄 줄 알았다”고 말한다. 언젠가부터 언론에 대한 시민의 신뢰는 바닥을 기고 사람들의 미움을 받는 것이 언론의 숙명처럼 되어버렸다. 떳떳한 언론인이 되는 것이 꿈인 나에게는 시작하기도 전에 사회적 인식이라는 굴레가 씌워진 셈이다. 하지만 누구를 탓하랴. 그것 또한 나를 포함한 모든 사회구성원의 소통의 오류에서 비롯된 것을. 다만 언론인도 인간인지라 자신이 사는 동안 인정받고 행복하고 싶은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죽어서 인정받는 것만큼 슬픈 것은 없다. 특히 쌍방향 소통을 통해 진실을 밝히는 언론인이 꿈인 언론학도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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