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범죄와 뗄 수 없는 관계이며, 범죄를 이해하는 게 곧 인간을 이해하는 것이다.”
‘인간심리와 범죄’를 주제로 지난 13일 공과대 코스모스홀에서 열린 강연에서 범죄심리학자 표창원 씨가 강연을 시작하며 한 말이다. 이번 강연은 ICT융합기반친환경자동차인력양성사업단의 통섭아카데미 프로그램에서 주최했다.

범죄가 만들어지는 조건으로 ‘다르다’는 인식을 꼽은 표 씨. 그는“초기 사람들은 범죄가 악마, 마녀의 짓이고 ‘카인의 후예’라는 특별한 사람들만 저지른다고 생각했다”며 “이 생각이 발전해 중세의 마녀사냥이 됐고 무고한 사람을 마녀라고 지목해 죽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쟤들은 우리와 다른 마녀다’는 인식이 그들의 행위를 정당화하고 무고한 사람들의 죽음 앞에 당당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표 씨는 최근 일어난 IS(이슬람 국가)의 소수민족 학살도 “‘다르다’는 근본적인 인식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 말했다. 그는 “범죄로 죽거나 다친 사람들이 가족이나 친구였다면 그렇게 당당할 수 없었을 것이다”며 “특정집단을 우리와 다르게 여기는 순간 우리는 끝도 없이 잔인해져 히틀러나 유영철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다르다’는 인식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이를 “개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차원의 문제로 보고 정치적, 사회적, 행정적, 법적 대책을 마련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마녀사냥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표 씨는 “연예인들을 근거 없이 빨갱이라 몰아넣는 마녀사냥이 여전히 이뤄지고 있다”며 “뒤늦게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져도 이미 명예와 인기 모두 송두리째 잃어버린 뒤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표 씨는 학생들에게 “인문학적 소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기술의 발전에서 빼먹지 말아야 할 게 인간이다”며 “인간에 대한 이해, 인문학적 소양이 부족한 상태에서의 기술 발전은 범죄를 불러 일으킨다”고 전했다.

강연에 참가한 김근하 씨(산업공학·14)는 “무섭고 괴리감이 느껴졌던 범죄가 실은 가까운 일이란 걸 깨달았다”며 “인간의 이해관계를 알아야만 이 시대의 지식인이라는 말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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