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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사는 세상을 위하여■ 1539호 다시 생각하며
김태훈 교수(불어불문학과)  |  news@cnumed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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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0.05  18:4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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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의 저서 ??21세기의 자본??이 번역되어 출간되고 그가 한국을  방문하면서 모든 신문들이 피케티에 대한 기사를 쏟아내었다. 경제학 분야인데도 초판 3만부가 모두 팔렸다니 한국 출판계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다. 샌델의 정의의 바람에 이어 피케티의 평등의 바람이 불어오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러나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샌델에 대해서는 호의적 반응 일색이었던 것과 달리 피케티에 대해서는 비판과 의심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이는 그가 현대 사회의 불평등을 비판의 대상으로 삼고 최상위 소득 계층에 대해 80%의 소득세율 적용, 거액 자산가들에 대해 부유세 부과 그리고 세계자본세와 같은 새로운 세제의 도입을 그 해결책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사실에 불편을 느끼는 사람들이 적지 않음을 의미하는 것이리라.

그러나 오늘 이야기의 주요 대상이 되는 사람은 피케티가 아니다. 이 사람은 피케티처럼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고(피케티의 부모는 68혁명에 참여하여 19살에 학업을 그만두고 시골로 내려가 염소를 키우고 잡일을 하며 곤궁한 삶을 살았다.) 또한 이 젊은 경제학자처럼 불평등을 고발했다. 하지만 18살에 파리고등사범대학에 입학하여 22살에 박사학위를 취득한 피케티와 달리 그는 학교에서는 문제아였고 술에 취해 횡설수설하는 캐릭터의 모습으로 프랑스인들에게 남아 있으며 피케티가 '21세기의 자본'을 출판한 나이인 42살에 오토바이 사고로 사망했다. 그러나 사망한지 3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 프랑스인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이 사람은 바로 콜뤼슈라는 유머리스트이다.

그는 가난한 사람, 이민자,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를 유머의 소재로 삼아 불평등하고 정의롭지 못한 사회를 통렬하게 풍자했고 1980년에는 대통령 후보 출마를 선언하여 16%의 지지율 그리고 부르디외, 가탈리, 들뢰즈와 같은 지식인들의 지지 선언을 얻었다. 그러나 그가 남긴 가장 소중한 유산은 ‘마음의 식당’이라는 시민 단체이다. 가난한 이들에게 먹을 것을 주려는 콜뤼슈의 의지로 만들어진 이 단체는 창설 이후 10억인 분이 넘는 식사를 제공했고 6만 명이 넘는 자원봉사자가 참여하고 있으며 매년 수십 명의 영화배우, 가수 등 프랑스의 톱스타들이 ‘얼간이들’이라는 이름의 공연을 통해 재능기부를 하고 이 공연의 입장수입과 DVD 판매수입을 단체의 기금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금은 전국에 2,000개가 넘는 지부를 두고 사회적 약자들에게 재취업을 위한 지원, 쉼터 제공 등의 활동으로 그 역할을 확대하여 프랑스 최대의 구호단체로 자리 잡고 있다.

천재적인 경제학자와 ‘얼간이들’의 상징인 콜뤼슈, 너무도 상이한 모습의 이 두 사람은 아주 다른 방식으로(한 사람은 합리적이고 이론적인 방식으로, 다른 한 사람은 감성적이고 실천적인 방식으로) 그러나 동일한 꿈을 보여주었다. 그것은 바로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든다는 꿈이다. 피케티가 선진국 중 가장 불평등한 사회라고 분석한 미국 이상으로 불평등한 한국, 그래서 살아남기 위한 무시무시한 경쟁에 병들어있는 한국, 난 이 한국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두렵다. 더 늦기 전에 머리와 마음을 합하여 함께 사는 세상을 향한 공동의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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