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인 듯 등교 아닌 등산 같은 너. 여수캠퍼스(여캠)는 어디로 가든 가파른 언덕길을 올라야 한다. ‘둔덕재’라는 산 고개에 있는 여캠은 산에 위치한 대학교 가운데 경사가 심한 캠퍼스 다섯 손가락 안에 들기도 했다. 덕분에 자전거 보다는 오토바이가 자주 눈에 띈다. 그럼에도 자전거를 타고 경사를 오르는 이가 있다. 이대덕 씨(해양기술·12)다.

이 씨의 자전거는 픽시자전거(Fixed-gear bicycle)다. MTB자전거(산악자전거)처럼 경사를 쉽게 올라가는 자전거와는 정반대다. 그는 그런 자전거를 타고 학교와 여수 시내를 거의 매일 누빈다. 그의 집에서 학교까지는 약 2km. 하지만 그 거리마저 등굣길과 같이 경사가 가파르다. 이 씨는 “자전거를 타고 학교까지 가기는 당연히 힘들지만 참고 강의실까지 도착했을 때 성취감은 말로 다 할 수 없다”며 “학교가 끝나면 대중교통대신 자전거를 타고 여수 곳곳을 돌아다닌다”고 말했다.

이 씨는 자전거를 타면서 웃지 못 할 상황도 있었다. 그는 “삼천리자전거 마크의 모습처럼 두 손을 들고 달리다가 여고생들 앞에서 넘어져 부끄러웠다”며 “심지어 뒤에서 차가 오고 있어 위험해 다시는 안하겠노라 다짐했다”고 전했다.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지 2년째가 되고 있는 이 씨. 그의 자전거 사랑은 친구의 권유로 시작됐다. “학과 동기의 자전거 타는 모습에 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자신이 주변사람들에게 자전거타기를 권하기도 한다. 자전거를 타면서 건강을 생각하고 주변 풍경에 대한 새로운 시선 갖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이 씨는 학교에서 왕복 70km가 되는 향일암 주행과 자전거국토횡단 준비를 하고 있다.

“아직 기획단계지만 자전거 타는 사람들과 단체를 만들어 장거리 주행을 해보고 싶어요.”
 

저작권자 © 전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