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남정현, 김광철 씨

“시원한 과일바 있습니다. 맛보고 가세요!”

해가 머리 위로 떠오를 즈음 우리 대학 후문에서 과일바를 파는 훈훈한 청년들이 나타난다. 바로 우리 대학 김광철(동물자원·10), 남정현 씨(경영·11)다. 이번 여름방학에 시작한 과일바 장사는 이제 단골손님까지 생겼다. 한번 과일바를 맛본 손님은 그 달콤함에 다시 과일바 청년들을 찾는다.

처음하는 장사지만 꽤 체계적이다. 매일 판매량과 잘 팔리는 시간대 등 회계정리도 꼼꼼하게 한다. 장사 시간은 정오부터 오후 7시까지다. 수입이 얼마나 되냐고 묻자 “알바 시급만큼은 된다”며 웃었다. 이어 “파리만 날리는 날도 있어 우울할 때도 있지만 친구들과 술 한 잔하며 다시 털어버린다”며 밝은 모습을 보였다.

 그들이 장사를 시작한 특별한 계기는 없다. 친구들끼리 “재밌는 경험”을 하자는 단순한 생각에서 시작했다. 실천을 중요시 여기는 남 씨는 친구들을 모아 생각을 행동으로 옮겼다. 김 씨는 “남들과 다른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며 장사를 시작한 계기를 설명했다.

그들이 장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청결’이다. 매일 아침 공판장에서 과일을 사고 그날 다 팔지 못한 과일바는 버린다. 남 씨는 “과일바가 많이 남았을 때는 다음날 다시 팔고 싶은 유혹도 있었지만 ‘정직하게 하라’는 부모님의 말에 마음을 다잡았다”고 말했다.

길거리 장사가 생각처럼 쉽지는 않았다. 메뉴 선정부터 난관에 부딪쳤다. 처음엔 과일화채로 장사를 시작했지만 길거리 장사에 맞지 않았다. 남 씨는 “재료가 너무 많이 들어갈 뿐 아니라 찾는 손님도 많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낙심하지 않고 그들은 금세 과일바로 메뉴를 바꿨다. 과일을 손질한 뒤 차갑게 보관만 하면 되기 때문에 길거리 장사에 적합했다.

장소가 문제되기도 했다. 학교 측에서 “교내에서 장사를 하면 안된다”며 노점상을 금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남 씨는 직접 대학 본부에 찾아가 자초지종을 설명했고 허락을 받아냈다. 그는 “다행히도 장사를 허락해 줬다”며 학교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기억에 남는 손님도 있다. 사람들과 대화를 좋아하는 남 씨는 장사를 하면서 손님들과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는 “한 손님은 취업 준비생이었는데 자신의 고민을 말하며 단골손님이 됐고 이제는 마주치면 눈인사를 하는 사이가 됐다”고 말했다.

이번 장사를 통해 그들에겐 무엇이 남았을까. 남 씨는 “무엇보다 자신감을 얻었다”며 “앞으로 큰 자랑거리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길거리 장사라는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그들에게는 이제 두려울 것은 없어 보인다. 오늘도 그들은 거리에서 달콤함을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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