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만을 강조하는 사회구조 문제…시대 맞춰 참여방식 달라져야

▲ 우리 대학 후문에서 지난달 27일 노란리본실천단이 진행한 촛불문화제 모습이다. 이날 모인 학생의 수는 10명 남짓이었다.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가 붙은 지 6개월이 지났다. 한때 대학가를 달궜던 대자보 열풍은 어느새 사그라졌다. 세월호 참사 등 사회적 이슈들이 논란이 되고, 전국에서는 연일 집회가 열리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 대학생들은 침묵하고 있다. 이러한 침묵은 어디서 비롯되는지 <전대신문>이 살펴봤다.

<전대신문>의 ‘대학생 사회참여’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 대학 학생들의 사회 참여도가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74.5%의 학생들은 사회 문제에 직접 의견을 표명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다수의 학생들은 ▲취업준비 ▲시간부족 ▲무력감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설문조사지에서 ㄱ 씨(인류·2학년)는 “이미 내 성적과 내 밥그릇이 중요해진 시대에 내 것을 포기하고 사회참여를 할 수 없다”며 “기득권이 원하는 것에 힘이 약한 개인은 순응하게 되는 것 같다”고 사회문제에 참여하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처럼 대학생들의 침묵을 본인의 선택으로만 보기 어렵다. 우리 사회의 구조가 대학생들의 사회참여를 외면하게 만들었다는 주장이 있다.

김희송 교수(5·18연구소 연구교수)는 먼저 ‘개인주의화’를 대학생 침묵의 원인으로 설명했다. 자신과 사회를 분리하여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는 “사회적 문제는 결국 내 문제다. 내가 취업이 안 되는 것도 다수의 부분은 사회 구조의 문제가 차지한다”며 “사회는 취업 등의 문제를 개인에게만 책임을 돌린다”고 말했다.
자신과 사회를 분리시키는 행동이 기성세대의 교육을 통해 생겨난다 말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교육과 일상적 삶을 통해 내가 사회적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게 해주지 않고 끊임없이 경쟁만 시켰다”며 “이 구조 속에서 대학생이 됐다고 해서 사회를 비판하라고 하는 것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박사라 씨(수학·11)는 “개인적인 여유가 없는 상태에서 학교 커리큘럼과 사회가 이끄는 대로 끌려가게 된다”며 “사람들은 힘을 모아야 할 때는 한발 빠지며 내 갈 길만 간다”고 전했다.

대학생들의 사회참여에 대한 무력감 역시 원인으로 지적된다. 87년 6월 항쟁 등을 겪으며 세상이 바뀐 것을 경험해 본 1980~90년대 대학생들에 비해 자신의 움직임이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 학생이 드물다는 것이다. 인문대 ㄷ 씨(중어중문·3학년)는 “내가 무엇을 한다고 해서 세상이 바뀔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러한 생각들이 사회에 대한 관심과 참여에서 멀어지게 했다”고 전했다.

사회의 변화로 대학생들의 참여 방법 역시 달라져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에 오승용 교수(5·18연구소 연구교수)는 대학생들이 사회 문제에 외면하는 원인을 시대가 변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권위주의에서 절차적 민주주의로 넘어오며 학생들 참여를 끌어당기는 힘이 느슨해 진 것은 사실이다”며 “시대가 변해 다양한 참여 방법이 있는 만큼 이전과 똑같은 사회 참여를 요구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물론 사회 비판과 함께 시위와 같은 행동도 필요하지만 긍정적인 측면에서의 참여인 투표는 정말 중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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