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에 담긴 음식을 맛있게 먹어 본다면, 아이들은 수학을 찾아서 즐길 것이다. “진정 즐기는 자가 챔피언이다”라고 노래하는 PSY가 생각난다. 그는 온전히 몰입하여 자신을 먼저 즐긴 다음에 자신의 모든 것을 참석한 관중들에게 전이시킨다. 이내 PSY와 관중이 하나가 되고, 진정 즐김으로써 그들 모두는 이내 챔피언이 된다. 나는 상상한다. “수학교육을 하면서도 이러한 장면을 연출할 수 있지 않을까? 수학교육이 하나의 놀이나 게임이 될 수 있다! 수학놀이에 복종하며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우리들 곁에 분명히 있다! 다만 우리가 보지 못하고 쓰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어렸을 적 나의 짝은 “수학이 고향으로 돌아가 버렸으면 좋겠다!”고 하였다. 나 자신은 이 말을 떠올리며 빙긋이 웃을 수 없는 처지이다. 내 자신이 수학교육에 대한 인식과 실천의 변화를 위해 만학도의 길을 걷고 있기에, 이 말을 마음속에 담고 곱씹어 보고 있다. 나는 수학을 접하는 아이에게 그 참맛을 선보이는 무언가를 요리해야 한다. 나는 아이들이 스스로 수학요리를 하고 무언가를 손에 쥐고 맛있게 먹는 모습을 상상이 아닌 실재에서 보고 싶다. 나만 이러한 생각을 했을까? 아니다.

수학교육에 참여하는 주체가 원조하고 자조하는 협동교육의 방법은 무엇일까? 이러한 고민은 어느새 나를 폴리야의『어떻게 문제를 풀 것인가』의 행간 속에 가져다 놓았다. 폴리야는 ‘수학문제를 맛있게 먹어봄으로써 게임처럼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바람직한 활동으로서 왕성한 정신적 작업'을 위해 문제해결 방법에 대해 천착하였다. 혹자는 폴리야의 문제해결 방법을 위한 아이디어를 발견술로 부르고, 이를 교수방법이라기보다는 수학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는 비법이나 묘안들의 모임의 의미로 사용한다.

어쨌든 우리는 수학문제에 함축되어 있는 재료의 의미를 잘 헤아려 맛있는 요리를 성공적으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느냐 하는 데에 관심이 있다고 하자. 얽혀 있는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발견술이 있다면, 문제의 의미를 분석하여 실타래를 풀어가듯 하나씩 해결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여러 가지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골라 먹는 기분을 수학문제의 해결과정에서도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은 자칫 나른한 봄날에 하품과 함께 사라지는 헛된 공상이란 말인가! 아닐 것이다. 우리 모두는 학창시절에 수학문제를 혼자의 힘으로 멋지게 해결한 후에 적어도 한 번 이상 무더운 여름철에 시원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은 것과 같은 청량감을 느꼈으리라!

폴리야는 이 책에서 아이를 돕기 위한 사고 단계에 따른 발문, 문제 해결의 계획과 실행, 그리고 반성의 단계에 대해 소상히 밝히고 있다. 프로이덴탈은 “이 놀라운 책에서 노인 폴리야는 발견적 방법에 따라 수학을 재발명하도록 청년 폴리야를 안내했다”고 말한다. 이제 나는 다시 조용히 웃으며 말할 수 있다.

“그래! 나도 노인이 되기 전에 아이들을 맛있는 수학이 가득 차려진 식탁으로 안내할 수 있어.”

이 책을 읽으며 나의 마음에 차오른 것은 폴리야의 발견술에 담긴 열정과 더불어 맛있는 수학 식사에 초대될 누군가에게 함박웃음을 꽃피우기 위한 미래의 여정이었다. 수학 만찬에 나를 초대하고 싶은 학생, 그리고 내가 초대하고 싶은 학생을 생각하면서 요리하고, 맛보고, 반성하겠다. 그리고 ‘맛있는 수학’을 위해 또 다른 폴리야를 찾아 떠나는 식객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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