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18기념공원에 있는 시민군 청동상의 모습이다. 청동상의 뒤에 있는 입구로 들어가면 벽에 새겨진 5·18희생자들의 이름과 희생자를 들고 있는 여인상을 볼 수 있다.
빌딩 사이로 나무가 우거져 도심의 숲을 생각나게 하는 가로수들 사이 그 날의 5월을 간직한 ‘5·18기념공원’이 있었다. ‘5·18기념공원’은 5·18민중항쟁의 정신을 기리고 발전시키기 위해 1996년 상무대 이전과 더불어 설치됐다.

시청과 광주학생교육문화회관 사이에 위치한 5·18기념공원을 걷다보니 청동 조형물이 눈에 들어온다. 어깨동무를 한 시민들과 그들이 내뻗은 두 팔에서 당시 광주 시민이 지녔던 협동심과 민주화를 향한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인물상’의 뒤에 지하로 이어지는 입구가 있었다. 관의 형상을 띈 새까만 입구로 내려가니 희생자를 든 여인의 조각 뒤로 희생자의 이름이 벽에 새겨져 있었고 횃불 조명이 그들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서로 다른 이름을 가지고 서로 다른 날에 태어났지만 모두 민주화라는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한시에 몸을 바쳤다는 상상을 하니 그들에 대한 존경심과 경외감이 일었다. 또한 벽에 빼곡히 새겨진 이름을 더듬으면서 5·18민주화운동이 얼마나 무거운 의미를 지고 있는지도 새삼 깨닫게 되었다.

발걸음을 돌려 지상으로 올라왔다. 해가 저물 무렵 금빛으로 물든 광주의 모습. 그것은 시민들이 목숨을 바쳐 지켜낸 아름다운 민주주의의 풍경이었다.

그러는 사이 몇몇 학생들은 5·18민주화운동의 의미가 담겨있는 조형물들을 무심히 지나쳐갔다. 철학자 루키디데스는 ‘역사는 영원히 되풀이 된다’고 말했다. 5·18민주화운동도 되풀이 되는 역사의 일면일지도 모른다. 민주주의의 의미가 퇴색되어 버린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총탄에도 굴하지 않고 민주화를 부르짖던 희미해져가는 광주 시민들의 정신을 기억하는 것이다.

우리 대학 정문에서 상무64번, 518번 버스를 타고 갈 수 있는 5·18기념공원. 돌아온 5월 그곳을 찾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 되풀이해서는 안 될 역사를, 그곳에 간직된 그들의 희생을 기억하기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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