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어느새 한 달이 넘었다. 너무 황당하고 고통스러운 일이다. 여전히 차가운 바다 속에는 실종자 20명이 남아있다(지난 16일 기준). 잔인한 기다림만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실종자 가족들의 이야기가 언론을 통해 전해질 때마다 눈물만 났다. 분노가 솟았다. 그럼에도 더 화가 났던 것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생각과 함께 찾아온 무기력이었다. 세월호 참사의 경우 청해진부터 정부의 대응까지 모든 것이 잘못됐지만, 국민을 지키지 못하는 정부를 더는 신뢰할 수가 없다. 34년 전 그날처럼, 국가가 국민을 버렸다고 밖에는 생각되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 후 많은 사람들이 ‘미안하다’고 했다. 미안하다면 더는 미안해하지 않을 방법을 찾으면 된다. 분노를 소비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 분노가 분노로만 끝나지 않도록 움직여야 한다. 투표는 가장 합법적인 처벌 방법이라고 한다. 신뢰할 수 없는 정부에 대해 말할 수 있어야 한다.

6·4 지방선거가 곧 이다. 보름도 남지 않았다. 하지만 선거철의 떠들썩한 분위기는 없다. 후보 등록이 지난 16일 끝났지만 시국이 시국인지라 유세는 조용히 진행되고 있다. 기자의 20대 주변인들은 선거에 대해 관심이 없는듯하다. 지방선거는 별다른 화제 거리가 되지 못하고 있다. 20대는 연령별 투표율이 가장 낮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똑같은 결과가 반복될지 모른다. 똑같은 결과의 반복은 결국 제 2의 세월호 참사로 이어질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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