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년의 날을 맞이하여 지난 15일 <전대신문>이 전통관례를 체험하기 위해 광주향교를 찾았다.
“옛날에도 성년의 날을 챙겼을까?”, “장미·향수·키스는 왜 주는 거야?”

1995년생들이 들뜨고 있다. 7월부터 생일을 맞는 1994년생들도 설레긴 마찬가지다. 인생에 단 한번 찾아오는 ‘성년의 날’을 맞아서다. 매년 5월 셋째 주 월요일에는 전국의 20살 청춘들이 성년의 날을 맞는다. 당신이 <전대신문>을 펼치고 있는 오늘(19일)이 바로 그 날이다.

열정 넘치는 삶을 살라는 의미의 20송이 ‘장미’, 복잡한 세상 속에서 자신만의 향기를 갖길 바란다는 ‘향수’, 연인들이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며 주고받는 아름다운 ‘키스’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예부터 내려온 성년의 날의 유래와 의미를 안다면 평생에 한번 있을 오늘은 더 특별할지도 모른다.

성년의 날은 어느 날 갑자기 뚝딱 생겨난 것이 아니다. 고려 광종 16년으로 거슬러 가보자. 광종은 세자 유(油)에게 원나라 복장을 입히며 성년의식을 가졌다고 한다. 최초의 성년의 날에 관한 기록이다. 조선시대에는 중류층 이상 가정에서 남자는 관례(冠禮), 여자는 계례(笄禮)라는 관습으로 자리 잡는다.

남자는 머리에 상투를 짜고 그 위에 갓을 쓴다. 여자는 쪽을 지고 비녀를 꼽는다. 사당에는 술과 과일을 넉넉하게 준비해 올리고 아버지는 예절 있고 덕망 있는 친구나 지인에게 관례를 주관하는 빈(賓)이 되 줄 것을 청한다. 이 날은 온 동네가 잔칫날이다. 술, 과일, 포 등이 풍성하게 준비되며 모든 동네 사람들이 관혼상제(冠婚喪祭)의 첫 관문인 관례를 축복해준다.

관례는 크게 세 단계로 나뉜다. 상투를 올리고 모자와 옷을 입히는 가례(加禮)는 어린이의 세계에서 벗어난다는 의미를 지닌다. 술을 나눠 마시는 의식인 초례(醮禮)는 새로운 지위와 관계, 즉 질서를 상징한다. 자관자례(字冠者禮)는 빈이 성년의 날을 맞는 이에게 새로운 이름인 자(字)를 지어주는 것이다. 옛사람들은 부모가 내려준 이름을 고귀한 것으로 여겼다. 부모와 왕 외에는 이름을 함부로 부를 수 없었다. 자를 지어줌으로써 성년의 날이 완성된다. 관례는 20세기 전후를 거쳐 개화사상이 유입되며 점점 자리를 잃는다. 고종 32년인 1895년에 내려진 단발령은 관례가 사라지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정부는 1973년 4월 30일을 성년의 날로 지정했다. 이후 1975년에는 5월 6일로 바뀌었다가 1985년부터 5월 셋째 주 월요일로 다시 변경됐다. 요즘은 젊은이들은 앞서 말한 것처럼 장미와 향수 등의 선물을 주고받거나 자신들이 원하는 선물들을 교환하며 간소하게 보내는 것이 보편화됐다.

성년의 날이면 전통관례 행사진행을 돕는 김진희 광주향교 여성유도회 교사는 “성년이 되는 20살은 정말 아름다운 시기”라며 “성년의 날을 책임감 있게 보낸다면 중년·노년으로 이어지는 인생도 아름다워 질 것이다”며 성년의 날을 맞는 스무살 청춘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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