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will leave no honors. no love. no fame.”

지난 11일 열린 ‘제12회 오월음악회’(광주국제교류센터 주최)에서 영어로 된 ‘임을 위한 행진곡(Marching for our Beloved)’이 울려 퍼졌다. 번역작업을 주도한 우리 대학 영어영문학과 명예교수인 신경구 광주국제교류센터 소장(66)은 “노래가 끝나고 관객들 모두 기립박수를 쳤다. 편곡에 참여한 이는 눈물을 글썽였다”며 그 때를 떠올렸다.  

번역작업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정하는 움직임이 일던 지난해, 광주문화재단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신 소장은 “10년 전 방문한 스리랑카에서 우리 민중가요를 현지인들이 즐겨듣는 모습을 봤고, 그 때 민중가요를 세계에 알리겠다는 마음을 품었다”며 “때마침 재단에서 제의가 들어와 번역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영미시 전공인 우리 대학 로버트 데이비드 그라찬 교수(Robert David Grotjohn, 영어영문)가 번역을 도운 작업은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 간 진행됐다. 신 소장은 “본래 노래가 가지고 있는 절제미와 부드러움을 살리려 노력했다”며 “박자와 음의 높낮이를 고려하면서도 품격 있고 쉬운 단어를 고르기 위해 신중을 기했다”고 말했다. 

신 소장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왜곡·폄하하는 현 상황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냈다. 그는 “과거 독재세력들이 다시 정권을 잡으면서 80년대 광주정신을 지우려고 하는 것이다”며 “임을 위한 행진곡이 폄하되는 것은 민주화가 퇴행하고 있다는 상징적인 증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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