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최근 들어 학생들과 상담이나 대화를 나누는 경우가 예년에 비해 좀 늘었지 않나 싶다. 다른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여전히 호전되지 않은 국내외 경제상황, 이에 연계되어 있는 학생들의 미래 즉, 불투명한 ‘일거리’와 관계가 있으리라. 물론 대다수의 대화 상대자는 ‘연부역강 (年富力强)’한 미래의 리더로서 ‘한국호’를 역동성있게 조타해 나갈 ‘붕정만리(鵬程萬里)의 청년학생들이다.   

 하지만,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학생들은 얼굴 표정이 썩 밝지 못함을 필자는 예의 직감한다. 그것은 가르치는 사람(교수)이나 배우는 자가 통제할 수 없는 외생변수 탓이 클 것이다. 이 같은 좋지 못한 상황적 맥락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필자와 의논하고자 하는 초점은 멀리는 자신들의 미래의 청사진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와 관련이 있고, 현실적으로는 이러한 큰 그림(a big picture)을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수단)을 어떻게 짜야 하는 지에 모아진다고 할 수 있다. 당사자들의 전공분야는 공공부문(public sector: 중앙정부, 지방정부, 비정부조직, 비영리 조직)과 매우 관련이 크다고 할 수 있으나, 이들과 대화를 좀 더 깊숙이 나누다 보면 의외로 새로운 영역에서 열정적(passionate) 일을 하고픈 젊은이들이 적지 않음을 보고 필자는 짜릿한 스릴과 감동을 맛보기도 한다. 

 오래전에 대학을 다닌 필자의 경우, 당시 교수님에게 미래의 ‘나의 갈길’에 대해 상담을 신청하거나 대화를 나눈 사실이 없는 것으로 기억한다. 현재의 젊은 학도들의 경우도 가르치는 입장의 교수님과 대화나 상담을 자주 나누기는 상당히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직간접적으로 그 이유를 물어보니, “뭔가 다가가기에는 너무 먼 당신(?) 혹은 존재”라는 의견이 지배적인 듯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불편한’ 교수-학생 관계를 어떻게 하면 좀 더 가깝고 친근한 쪽으로 바꾸느냐가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교수님들이 학생들에게 먼저 친근감을 가지고 편하게 다가가는 모습이 아닐까 한다. 이를테면 보다 인간적인 접근을 하는  방법일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가까이에 있으나 멀리(?)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는 이른바 ‘지도학생’들을 우선 챙기는 일일 것이다. 가능하면 대면 접촉(face-to-face)을 자주 해야 할 것이다. 이래야 개별 학생의 고민이나 욕구가 무엇이고, 비젼이 무엇인지를 어렴풋이나마 인지하게 될 것이며, 이를 통해 멘토 혹은 문제해결자(problem-solver)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리라. 천금같은 학창시절을 보내면서 성장과 발전(growth & development)을 끊임없이 추구해야하는 젊은 학도들에겐, Bass의 개별적인 배려(individualized consideration) 리더십이나 Greenleaf가 창시한 서번트로서의 리더십이 가르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절실하게 필요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진단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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