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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아픈 현실■ 1534호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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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5.06  00: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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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가 준 가장 큰 문제는 생명에 대한 안타까움을 넘어 우리 마음속에 자리하게 될 모멸감이다. 사고 직후 선장과 선원의 행동, 그 이후 관여된 국가 조직의 대응 방식, 최고지도자와 그 밑 지도자들의 행태, 그리고 언론까지. 어느 한 곳도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 그리고 이런 나라에 살고 있다는 자각이 그 모멸감의 근원이다.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고 가깝게는 6·25때 대통령의 서울탈출과 임진왜란 선조의 의주 몽진까지, 이미 있어왔던 나름 전통이 있다는 비아냥거림이 아프다.

이 사고의 원인이 한둘이 아닐 것이나, 그 안에 규제완화와 비정규직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배가 자기 것이라면, 자기가 속한 회사에 대한 애정이 있었다면 그러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 선장과 선원이 자기 배라고 인식할 수 없는, 또 그런 인식을 가졌었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어려운 형편없는 현실을 부정할 수 없다. 

이러고 보니, 이 배, 이 회사라는 작은 단위를 넘어 정부와 언론을 포함한 사회 시스템 이 모두가 곧 우리의 문제다.

그 놈의 스펙을 쌓았더니 허울 좋은 인턴이다. 6개월에서 1년을 근무하고 다시 경쟁해야 한다. 같은 공간에서 같은 업무를 수행하면서 이런저런 눈치를 보아야 한다. 당연히 말은 참아야 할 것이고, 같은 말에도 상처를 입을 것이 자명하다. 상처를 주어서는, 자존심을 긁어서는 그 조직을 사랑할 수 없다. 혹여 정규직이 되었다고 한들 바로 옆의 사람들이 불행해하는 모습을 보고, 그렇지 않은 자신을 위로한다? 그것 또한 결국 상처다.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상처를 주는 조직이, 나라가 문제의 본질이다.

대학도 정부에 의한 구조조정 대상이다. 취업률이 모든 평가의 잣대다. 대학 간의 경쟁이며, 같은 대학 안에서도 다른 학과와의 경쟁이다. 결코 경쟁할 수 없는 각자의 자존감을 가진 대학이, 학과가, 개인이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을 수 없다. 대학이 추구하는, 그리고 개인이 결과적으로 추구해야할 자유의지와 소명의식은 한낱 숫자에 묻힌다. 학생은 자기 학과와 대학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르며 도서관을 헤맨다.

배운다는 것은 궁극적으로 자유를 얻고자 하는 것이다. 다른 이의 눈치나 보며 자기가 하는 일이,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 가늠하지도 못하는 자가 되고자 하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아무리 TV를 채우고 있다고 해도 말이다.

어려운 일이 생기면, 거기에서 교훈을 얻거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을 방법을 찾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 참담함에, 어쩔 수 없는 모멸감에 마음을 맡기고 있을 수밖에 없다.

아프고,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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