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정원감축 계획이 나왔다. 우리 대학은 10% 정원을 감축하기로 했다. 대학특성화사업 신청이 지난달 30일 마무리 되면서 정원감축을 해야만 가산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대학의 경우 아직까지는 구체적으로 어느 학과가 어느 정도 정원을 감축할지는 모른다. 그러나 현재 본부가 내놓은 평가지표를 봤을 때 인문대나 예술대 쪽의 정원감축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을까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다. 취업률, 수능 원점수 등이 평가지표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어느 순간 대학은 취업률로 판단되기 시작했다. 학문을 하는 곳이 아니라, 취업을 하기 위한 곳으로 변하고 있다. 그리고 정부는 대학을 돈으로 옭아매고 있다. 그 결과 재정기반이 열악한 지방 국립대학들은 순종적으로 변했다. 정원감축안만 봐도 그렇다. 수도권의 경우 2014학년도 정원 대비 4%인데 지방의 경우 7~10%다. ‘재정 지원’으로 옭아맨 덕분에 교육부는 수월하게 정원감축을 시행하고 있다. 순종적인 대학들의 덕분에 교육부는 거리낌 없이 행동하고 있다.

잘못된 것에 잘못 됐다고 말하지 않는 대학들의 모습이 한심스럽다. 지난 3월에는 총장직선제 요소마저 없애라는 교육부의 압박이 있었다. 그리고 우리 대학은 순조롭게 학칙을 개정하고 총장공모제(총장임용추천위원회에서 후보자를 결정함)를 도입했다. 교수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평의원회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총장직선제의 장점은 알겠으나 대학 재정에 불이익을 주겠다는 교육부를 감당할 수 없음이 이유였다. 2012년 70%의 교수들이 총작직선제를 고수해야 한다고 했음에도, 우리 대학은 어느새, 스르륵, 아무 일 없다는 듯 조용해졌다. 마음에 차지 않아 섭섭하고 ‘불만’스러울 때, 유감이라는 표현을 쓴다고 한다. 가족 잃은 국민에게 쓰는 표현이 아닌. 정말 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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