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람들에게 성소수자는 그리 낯설지 않다. 매주 ‘마녀사냥(jtbc)’에서 ‘탑게이(홍석천)’를 만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아직까지 성소수자는 ‘나와 상관 없는 존재’로 여기는 사람들이 더 많다. 성소수자를 진짜 ‘우리’로 받아들이기 위한 방법을 듣기 위해 캠페인이 끝난 뒤 박덕현 동성애자인권연대 운영위원장(31)을 만났다.

박 씨는 먼저 자신의 성정체성을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 확산의 필요성을 말했다. 그는 “우리는 동성애에 대한 혐오가 극심한 사회에서 자라 호모포비아(동성애 공포)가 내제화 됐다”며 “극복하기 위해서는 주변에 자신의 성 정체성을 공유해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흔히 착각하는 것 중 하나인데 성소수자들이 원하는 것은 동정이 아니다. ‘차별받지 않고 평등한 세상’에 조금 더 가까워지기를 바랄뿐이다. 박 씨는 이성애자들에게 “‘동성애’하면 성관계를 떠올리기보다 똑같은 사랑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최근 동성애자인권연대는 “‘사랑’의 뜻풀이를 ‘남녀’간으로 한정한 국립국어원의 재개정은 명백한 성소수자 차별”이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박 씨는 “이는 동성애가 비정상적이라는 논리와 연결되는 오만한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박 씨는 ‘사랑’이라는 말을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사회를 위해 청소년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가족과 친구들에게 자신을 말할 수 있어야 사람들이 직접 눈으로 보고 겪게 돼 영향력이 커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한민국에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설 자리는 많지 않다. 박 씨는 “친구들에게 괴롭힘 당하고 커밍아웃 후 쫓겨나도 갈 곳이 없는 청소년들이 많다”며 “뜻이 맞는 단체들과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쉽게 찾아올 수 있는 쉼터 ‘세이프 스페이스(safe space)’를 기획 중이다”고 설명했다.

박 씨는 사랑을 바라보는 조금 더 세심한 시각도 부탁했다. 그는 “모두 자기만의 방식으로 사랑을 하는데 똑같은 사랑이 어디 있냐”며 “동성애는 사랑의 대상만 다를 뿐이라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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