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야 새야 파랑새야/ 녹두밭에 앉지 마라/ 녹두꽃이 떨어지면/ 청포장수 울고 간다.

전봉준 장군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노래의 파랑새는 희망과 행복이 아닌 파란 군복을 입었던 일본군을 상징한다. 민중에게 절망을 준 과거의 파랑새와 달리 오월의 정신을 이어 ‘제대로 된 세상을 희망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전시가 있다.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2014 민주인권평화전 <오월의 파랑새>다.

이번 전시는 동학농민혁명 120주년을 기념하고 5·18민주화 운동의 정신을 계승하는 의미를 지닌다. 전시는 크게 ‘민중의 현실을 직시하다’, ‘민중의 애환을 담다’, ‘미래의 희망을 기대하다’ 세 가지로 나뉘며 동학부터 오월까지 호남 정신사의 흐름을 보여준다. 각 섹션마다 3~4명 정도 작가가 참여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먼저 김인순 작가의 벽면을 가득 채운 걸게 그림이 보인다. 강렬한 색채와 적나라한 인물들의 표정을 보면 어딘가 불편한 느낌이다. 작가는 이제까지 유린당했던 ‘여성의 삶과, 여성의 인권’에 대해  관객에게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독 한 작품 앞에서 관람객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오른쪽으로 얼굴을 갸우뚱거리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모곡思母曲>이란 김호원 작가의 작품 앞에서다. 처음에 그의 그림들을 보면 그냥 돌, 나무, 땅으로 보이지만 그림을 계속 응시하면 작품에서 모두 사람의 얼굴이 숨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자연 속에서 서민의 삶을 표현하며 민중의 애환을 담았다.

마지막 ‘미래의 희망을 기다리다’ 섹션의 허달용 작가는 일식의 형상에 국회 건물을 담아 일식으로 어두워진 은은한 달빛 안에서도 그의 강한 신념을 담아냈다.

<오월의 파랑새>는 작가와 만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오는 21일 2시에 열리는 “참여 작가와의 만남”에서 작가 김광철의 퍼포먼스 <정치의 눈물>을 직접 볼 수 있다. 책 속에서만 오월의 정신을 읽지 말고 학교에서 10분만 벗어나 오월의 파랑새가 전해주는 희망을 담아가는 것은 어떨까?

전시는 다음 달 8일까지 진행되며 입장료는 500원이다. 월요일은 휴관이며 평일, 주말, 공휴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 가능하다.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은 오후 8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 광주 시립미술관 찾아가는 법
①정문> 전남대 정류장 승차▶ 상무64 ▶ 비엔날레전시관 하차
②후문> 전남대후문(북) 정류장 승차 ▶ 용봉83 ▶ 비엔날레전시관 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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