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베트남, 인도, 일본, 호주까지. 대학 입학 후 김희승 씨(지리·09)가 여행한 곳들이다. 그의 여행 준비는 특별하다. 경비는 항상 스스로 번다. 피자배달을 해서 번 돈으로 태국과 베트남을 다녀왔고 가전제품 주차보조, 인터넷으로 온열매트 팔기 등 아르바이트를 하며 160여만원을 모아 인도로 떠나기도 했다. 그는 “나는 항상 그때마다 하고 싶은 일을 했다”며 “군 제대 후 200만원을 들고 떠난 워킹홀리데이에서도 호주 반바퀴를 돌았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여행을 좋아했던 김 씨는 기대와 달랐던 대학 생활에 실망해 한 학기를 마치고 휴학했다. 그는 “나는 2학년인데 친구들은 지금 4학년이다”며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값진 경험들을 많이 한만큼 지금의 내가 좋다”고 말했다.

김 씨는 여행할 때면 유명한 관광지를 보는 것보다 길에서 현지인과 친해지는 것에 더 매력을 느낀다. 그는 “계획은 최소한만 짜고 정해진 루트보다는 현지인들이 있는 곳으로 다녔다”며 “그래서 더 좋은 여행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씨가 가장 좋아했던 여행지는 인도다. 인도에서 두 달 반 동안 15개 도시를 돌아다녔던 그지만 티벳사람들이 모여 사는 히말라야의 한 줄기인 ‘맥그로드간즈(McLeod Ganj)’는 그에게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김 씨는 “하룻밤 100바트(약 3,000원)짜리 게스트하우스 테라스에서 아침에 커튼을 열면 히말라야가 보였다”며 “여행 중 돈이 떨어져 현지에서 만난 친구와 낙타가죽 장사를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여행꾼인 김 씨는 여행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말하기도 했다. 그는 “공항과 주요도시간의 거리가 먼 경우 비용이 많이 들고 사기를 당하기도 한다”며 “첫날 정도는 미리 묵을 숙소를 예약하고 픽업 숙소에서 제공하는 픽업 서비스를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돈 없어서 여행 못 간다는 건 핑계”라고 말하는 김 씨. “여행이야기를 하면 열명 중 아홉 명은 여행계획짜는 걸 도와달라고 하지만 실제로 가는 사람은 손에 꼽는다”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방학에도 떠날 예정이다. “일단 홍콩에서 친구를 만날 계획인데 다른 여행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말한 그는 지금도 아르바이트를 하며 새로운 여행지를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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