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에서 기합을 주지 않는 학과가 늘고 있다고 했다. 다행스러운 소식이었다. 그러나 왜 안심이 되지 않을까. 기합 문화를 없애고 새로운 MT 문화를 정착하기 위해 노력하는 학과도 있으나, 여전히 변하지 않은 학과들 때문인 것 같다.

한 교수가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물었다. ‘MT에서 기합을 받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이에 ‘기합은 당연히 안된다’는 학생들과 ‘어느 정도 질서 유지를 위해 기합이 필요하다’는 학생들로 나뉘었다고 했다. 이러니 걱정이 안 될 수가 있나.

<전대광장>에 신입생이 올린 기합 주는 MT 문화에 대한 불만 글도 올라왔다. 신입생의 딱한 처지를 위로하는 댓글도 있었지만 신입생을 향한 비난도 이어졌다. 그 현장에서 거부하지 못한 신입생 또한 그들에게 협조한 것이라고 했다.

거부, 거부하는 것은 중요하다. 자신의 의사와 반하는 것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다수의 집단 속에서 소수의 ‘나’가 그들에게 거부하는 것이 가능했을까? 일방적으로 그 신입생에게 책임을 모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쳤다.

이번 호에서 MT 관련 기사를 취재하며 꽤 자주 들었던 말이 “대학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기사를 그만 써 달라”는 것이었다. 그런 말을 들을 때 마다 우리 대학의 이미지가 무엇 일까?하고 생각했다. 그들은 우리 대학의 모습을 제대로 바라보고 있지 못하는 것 아닐까 고민도 됐다. 본부에서는 총학과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해보겠다고 하니 우선은 믿어보기로 했다. 유심히 지켜봐야 겠다.

저작권자 © 전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