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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만 하다 날 샜다■1531호 무적
김성희 편집국장  |  sd87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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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3.17  08:5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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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하면 집을 치운다. 평소엔 눈앞에 먼지가 굴러다녀도 치우지 않다가 마음이 사나워지면 몇 시간이고 버리고 쓸고 닦는다. 지난 2주가 그랬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 곳곳을 치웠다. 지난호가 배포 반나절 만에 학내에서 도난당했고 덕분에 난생처음 경찰서에 진정서를 제출했다.<관련기사 14면> 인문대 ㅂ 교수의 황당한 행동이 믿기지 않았고 피해 학생들은 어쩌나 싶어 걱정이 됐다.<관련기사 5면> 그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했으나 별 다른 소득은 없었다.

너무 청소만 했나. 머리까지 청소됐는지 지난 2주의 시간 동안 필자의 생각은 정지해있던 것 같다. 글로벌커뮤니케이션잉글리쉬의 강요적인 시행, 우리 대학의 안전하지 못한 연구실, 예산 축소로 지원금이 사라진 교수학습지원센터 사업들, 의료민영화 논란 등. 여러 사안이 머릿속에서만 뱅뱅 돌았다. 기자들의 취재보고를 받을 때면 머리가 아파 가치 판단이 힘들었고, 기사를 배치하는 과정에서도 빠른 판단을 하지 못했다.

편집국장은 취재 아이템에 대한 빠른 판단력이 요구되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이번호에서 필자는 무능했다. 정리되지 않는 제작계획서를 받고 편집국의 기자들도 많이 힘들었으리라 생각된다. 독자들에게도 필자의 혼란스러움이 그대로 전해질까 걱정된다. 1531호 신문은 곳곳에 먼지투성이다. 3개월 전 이 자리를 맡을 때만 해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잘해보겠다고 해놓고 부끄럽다. 마음껏 비판해도 좋다. 정체됐던 만큼 혼나겠다. 다음호에서는 부디 말끔히 청소된 마음으로 기자와 독자들을 만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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