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과 친해지기 위해 조별수업, 동아리 찾아
백도 시설 노후화, 흡연 구역 미흡 등 지적도
교류수학 중인 학생들의 이야기다. 현재 우리 대학에는 고려대, 경북대, 부산대 등 8개 대학에서 38명의 학생들이 교류수학중이다. 그 중에서도 신상대(경북대·경영), 송용승(충남대·산림환경자원학), 이항아 씨(경북대·농업경제학)가 모여 솔직한 이야기를 나눴다.
새로운 경험, 전남대 교류수학
사회자(사): 여러분을 만나면 가장 먼저 왜 우리 대학을 선택했는지를 묻고 싶었다.
이항아(이): ‘영·호남 교류 프로그램’을 알고 신선했다. 전남대와 전북대가 있었지만, 전남대에서 영·호남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더 많은 활동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신상대(신): 나 역시 지역감정을 없애기 위해 도입된 영·호남 교류학생이 눈에 띄었다. 어머니가 나주 분이라 자연스레 전남대를 선택했다.
송용승(송): 나는 고등학교 때까지 광주에서 살았다. 어린 마음에 광주에서 대학을 다니기 싫어서 충남대를 갔다. 그런데 1년 반 동안 자취, 기숙사 생활을 하다 보니 광주에서도 학교를 다녀보고 싶었다.
사: 처음 온 우리 대학이 어색했을 것 같다. 학생들이랑은 어떻게 친해졌나? 비법이 있는지 궁금하다.
이: 처음부터 친해지겠다는 생각을 하고 왔다. 일부러 조별 과제가 있는 수업을 많이 신청했다. 조별 과제를 하며 같은 조 뿐만 아니라 다른 조 사람들과도 친해졌다. 먼저 말을 걸었는데 모두 반겨줬다.
신: 조별 과제 3개 중 내가 모두 조장이다. 조원들을 챙기면서 많이 친해졌다. 또 ‘BLASH’라는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스터디를 같이 하다 보니 친해질 수밖에 없었다.
사: 친구들도 사귀고, 학교도 적응하느라 바빴을 것 같다. 벌써 기말고사가 다가오고 있다. 그동안 기억에 남는 일이 있었나?
이: 영·호남 교류라는 키워드를 실천하고 싶어 ‘키우리 드림’이라는 동아리를 설립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봉사단체로서 경북대생 4명과 전남대생 7명으로 이뤄져 있다. 재능기부처럼 전공을 살려서 사회적 기업에게 우리 능력 안에서 도움을 주고 싶었다.
송: 딱히 기억에 남는 건 없다. 하지만 학과에서 보길도로 2박 3일 실습을 가고, 국립수목원으로 1박 2일 수련회를 간 것이 즐거웠다.
사: 수업을 제외한 시간에는 주로 무엇을 하나?
이: 처음에는 갈 데가 없어 수업이 끝나면 기숙사로 갔다. 학교에 적응한 뒤 10월 한 달 동안은 알바를 했다. 그러다가 동아리를 만들기로 한 이후로는 아르바이트를 마무리 짓고, 거의 동아리 기획에 시간을 보냈다.
신: 동아리 활동을 하다 보니 빈 시간이 없었다. 그래도 담양 죽녹원도 가고, 지역 맛집탐방도 했다. 경영대 뒤 오락실에서도 시간을 많이 보냈다.
우리에겐 익숙하고, 그들에겐 특별한
사: 우리 대학의 수업방식을 어떻게 느끼는지 궁금하다. 본인의 학교와 많이 다른가?
이: 수업이 빡빡하다는 점이다. 수업 방식도 다양하고 학생들이 과제도 열심히 하는 것 같다. 제일 다른 것은 수업시간표다. 경북대는 전부 1시간 반 수업이지만, 전남대는 다르다. 개인적으로 50분 수업이 마음에 들었다.
신: 나도 50분 수업을 하니 고등학교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집중해볼까’ 하면 수업이 끝나는 것 같다. 교수님들이 학생들을 배려해 주는 느낌도 많이 들었다. 경북대는 교수님이 가르치면 학생은 따라가는 방식인데, 여기서는 교수님이 이해를 했는지 끝까지 확인하신다.
사: 그럼 지금 듣는 수업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수업이 있나?
이: 전남대에 와서 경영학과 수업을 처음 들었다. 인적자원관리 수업을 들으며 ‘왜 경영학을 복수전공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경영학이 깊이가 읽고 넓은 학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만큼 좋은 수업이었다.
송: 한 과목에서 명예퇴직 하신 교수님이 교회를 열심히 다니셔서 수업 중에도 교회에 다니라는 말씀을 많이 했다. 교회에 안 다니는 학생들에게는 밥을 사주시면서 교회에 다닐 것을 권했다. 수업시간에 종교이야기를 하시는 게 별로였다.
사: 외부인들이 전남대에 오면 나무가 많아 예쁘다고 하더라. 3개월간 지냈는데 어땠나?
이: 대운동장 옆의 메타세콰이어 길이 우리사이에서는 유명하다. 날씨가 추워지기 전에는 매일 그 길에 나갔다. 마음은 아프지만 연인들이 걷는 것도 아름답더라.
신: 눈이 올 때 진짜 예뻤다. 학교 안에 용지·봉지라는 연못이 잇는 것도 신기했고, 연못 주위에 건물들이 있는 점도 신기했다. 학생뿐 아니라 지역민들을 위한 공간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송: 자연친화적인 느낌이 든다. 9월 초에 사진 찍다가 용지에 빠졌다. 물이 엄청 더러웠다. 친구가 에이즈를 뺀 모든 질병에 걸린다고 놀렸다.
교류학생의 날카로운 눈빛
사: 학교를 다니다 보니 학교의 불편한 점도 익숙해지곤 한다. 우리 대학에서 불편을 느꼈던 점이나 개선할 점 있었나?
이: 농생대 건물은 무척이나 낙후됐고, 화장실 상태도 좋지 않다. 백도 건물도 좌석이 너무 좁은 것 같다. 전남대는 도서관 24시간 개방도 시험기간 한 주만 가능하다. 경북대 도서관은 지하 1층이 언제나 24시간 개방되어있다. 특히 경북대에서는 시험기간 기숙사에 늦게 들어가도 벌점이 없다. 전남대는 시험기간에도 기숙사를 새벽 1시까지 들어가야 하는 것이 불편했다.
송: 흡연자로서 농생대는 계단이나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는 게 놀라웠다. 충남대는 학교 건물 안에서는 금연이다. 노령의 아주머니들이 담배꽁초를 주우시는데 담배꽁초를 아무데나 던지더라. 안타까웠다.
신: 나 역시 놀랐다. 경북대는 건물 출입문마다 항아리가 있어 각 단과대마다 하나씩 흡연 장소가 정해져있다. 광주은행만 있는 것도 불편하다.
이: 용봉탑 앞의 도로도 위험한 것 같다. 이리저리 차를 피해보려 해도 피할 수 없는 구조다. 정문으로 걸어갈 때 어떻게 지나가야 할지 고민이 된다.
사: 지금까지 많은 이야기를 들어본 것 같다. 마지막으로 솔직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 자신의 지인들에게 우리 대학 교류 수학을 추천하고 싶은가?
이: 추천한다. 다만 별 생각 없이 오면 시간이 흘러간다. 혼자 공부하려고 오기에는 아까운 시간이다. 여기 사람들 많이 만나서 활동할 생각을 하고 오라고 말하고 싶다.
신: 다르다는 것은 그만큼의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한 달 정도는 신입생이 된 느낌이 들었다. 학점 등에 치여 찌든 대학생활을 떠나서 과거로 돌아온 느낌이었다.
송: 교류 수학을 망설이는 이유가 혼자 다닐 수도 있다는 걱정 때문일 것이다. 다니는 대학에 익숙해지지 말고 다른 환경에서 다른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