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과 친해지기 위해 조별수업, 동아리 찾아
백도 시설 노후화, 흡연 구역 미흡 등 지적도

 
우리에게 익숙해진 정문의 관현로가 그들에게는 “낭만의 길”이며, 3개월간 함께한 대운동장의 모습에서 “사람 냄새”를 느꼈다고 했다. 월·수·금 50분 수업에 “고등학교로 돌아간 느낌”을 받고, 슬슬 지겨워지는 상대 음식도 그들에게는 “감칠맛”을 선사해준다.

교류수학 중인 학생들의 이야기다. 현재 우리 대학에는 고려대, 경북대, 부산대 등 8개 대학에서 38명의 학생들이 교류수학중이다. 그 중에서도 신상대(경북대·경영), 송용승(충남대·산림환경자원학), 이항아 씨(경북대·농업경제학)가 모여 솔직한 이야기를 나눴다.

▲ 왼쪽부터 송용승(충남대), 신상대(경북대), 이항아(경북대), 한별(전대신문 사회팀장).

새로운 경험, 전남대 교류수학
사회자(사): 여러분을 만나면 가장 먼저 왜 우리 대학을 선택했는지를 묻고 싶었다.

이항아(이): ‘영·호남 교류 프로그램’을 알고 신선했다. 전남대와 전북대가 있었지만, 전남대에서 영·호남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더 많은 활동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신상대(신): 나 역시 지역감정을 없애기 위해 도입된 영·호남 교류학생이 눈에 띄었다. 어머니가 나주 분이라 자연스레 전남대를 선택했다.

송용승(송): 나는 고등학교 때까지 광주에서 살았다. 어린 마음에 광주에서 대학을 다니기 싫어서 충남대를 갔다. 그런데 1년 반 동안 자취, 기숙사 생활을 하다 보니 광주에서도 학교를 다녀보고 싶었다.

사: 처음 온 우리 대학이 어색했을 것 같다. 학생들이랑은 어떻게 친해졌나? 비법이 있는지 궁금하다.

 이: 처음부터 친해지겠다는 생각을 하고 왔다. 일부러 조별 과제가 있는 수업을 많이 신청했다. 조별 과제를 하며 같은 조 뿐만 아니라 다른 조 사람들과도 친해졌다. 먼저 말을 걸었는데 모두 반겨줬다.

신: 조별 과제 3개 중 내가 모두 조장이다. 조원들을 챙기면서 많이 친해졌다. 또 ‘BLASH’라는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스터디를 같이 하다 보니 친해질 수밖에 없었다.

사: 친구들도 사귀고, 학교도 적응하느라 바빴을 것 같다. 벌써 기말고사가 다가오고 있다. 그동안 기억에 남는 일이 있었나?

이: 영·호남 교류라는 키워드를 실천하고 싶어 ‘키우리 드림’이라는 동아리를 설립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봉사단체로서 경북대생 4명과 전남대생 7명으로 이뤄져 있다. 재능기부처럼 전공을 살려서 사회적 기업에게 우리 능력 안에서 도움을 주고 싶었다.

송: 딱히 기억에 남는 건 없다. 하지만 학과에서 보길도로 2박 3일 실습을 가고, 국립수목원으로 1박 2일 수련회를 간 것이 즐거웠다.

사: 수업을 제외한 시간에는 주로 무엇을 하나?

이: 처음에는 갈 데가 없어 수업이 끝나면 기숙사로 갔다. 학교에 적응한 뒤 10월 한 달 동안은 알바를 했다. 그러다가 동아리를 만들기로 한 이후로는 아르바이트를 마무리 짓고, 거의 동아리 기획에 시간을 보냈다.

신: 동아리 활동을 하다 보니 빈 시간이 없었다. 그래도 담양 죽녹원도 가고, 지역 맛집탐방도 했다. 경영대 뒤 오락실에서도 시간을 많이 보냈다.

우리에겐 익숙하고, 그들에겐 특별한
사: 우리 대학의 수업방식을 어떻게 느끼는지 궁금하다. 본인의 학교와 많이 다른가?

이: 수업이 빡빡하다는 점이다. 수업 방식도 다양하고 학생들이 과제도 열심히 하는 것 같다. 제일 다른 것은 수업시간표다. 경북대는 전부 1시간 반 수업이지만, 전남대는 다르다. 개인적으로 50분 수업이 마음에 들었다.

신: 나도 50분 수업을 하니 고등학교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집중해볼까’ 하면 수업이 끝나는 것 같다. 교수님들이 학생들을 배려해 주는 느낌도 많이 들었다. 경북대는 교수님이 가르치면 학생은 따라가는 방식인데, 여기서는 교수님이 이해를 했는지 끝까지 확인하신다.

사: 그럼 지금 듣는 수업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수업이 있나?

이: 전남대에 와서 경영학과 수업을 처음 들었다. 인적자원관리 수업을 들으며 ‘왜 경영학을 복수전공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경영학이 깊이가 읽고 넓은 학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만큼 좋은 수업이었다.

송: 한 과목에서 명예퇴직 하신 교수님이 교회를 열심히 다니셔서 수업 중에도 교회에 다니라는 말씀을 많이 했다. 교회에 안 다니는 학생들에게는 밥을 사주시면서 교회에 다닐 것을 권했다. 수업시간에 종교이야기를 하시는 게 별로였다.

사: 외부인들이 전남대에 오면 나무가 많아 예쁘다고 하더라. 3개월간 지냈는데 어땠나?

이: 대운동장 옆의 메타세콰이어 길이 우리사이에서는 유명하다. 날씨가 추워지기 전에는 매일 그 길에 나갔다. 마음은 아프지만 연인들이 걷는 것도 아름답더라.

신: 눈이 올 때 진짜 예뻤다. 학교 안에 용지·봉지라는 연못이 잇는 것도 신기했고, 연못 주위에 건물들이 있는 점도 신기했다. 학생뿐 아니라 지역민들을 위한 공간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송: 자연친화적인 느낌이 든다. 9월 초에 사진 찍다가 용지에 빠졌다. 물이 엄청 더러웠다. 친구가 에이즈를 뺀 모든 질병에 걸린다고 놀렸다.

교류학생의 날카로운 눈빛
사: 학교를 다니다 보니 학교의 불편한 점도 익숙해지곤 한다. 우리 대학에서 불편을 느꼈던 점이나 개선할 점 있었나?

이: 농생대 건물은 무척이나 낙후됐고, 화장실 상태도 좋지 않다. 백도 건물도 좌석이 너무 좁은 것 같다. 전남대는 도서관 24시간 개방도 시험기간 한 주만 가능하다. 경북대 도서관은 지하 1층이 언제나 24시간 개방되어있다. 특히 경북대에서는 시험기간 기숙사에 늦게 들어가도 벌점이 없다. 전남대는 시험기간에도 기숙사를 새벽 1시까지 들어가야 하는 것이 불편했다.

송: 흡연자로서 농생대는 계단이나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는 게 놀라웠다. 충남대는 학교 건물 안에서는 금연이다. 노령의 아주머니들이 담배꽁초를 주우시는데 담배꽁초를 아무데나 던지더라. 안타까웠다.

신: 나 역시 놀랐다. 경북대는 건물 출입문마다 항아리가 있어 각 단과대마다 하나씩 흡연 장소가 정해져있다. 광주은행만 있는 것도 불편하다.

이: 용봉탑 앞의 도로도 위험한 것 같다. 이리저리 차를 피해보려 해도 피할 수 없는 구조다. 정문으로 걸어갈 때 어떻게 지나가야 할지 고민이 된다.

사: 지금까지 많은 이야기를 들어본 것 같다. 마지막으로 솔직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 자신의 지인들에게 우리 대학 교류 수학을 추천하고 싶은가?

이: 추천한다. 다만 별 생각 없이 오면 시간이 흘러간다. 혼자 공부하려고 오기에는 아까운 시간이다. 여기 사람들 많이 만나서 활동할 생각을 하고 오라고 말하고 싶다.

신: 다르다는 것은 그만큼의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한 달 정도는 신입생이 된 느낌이 들었다. 학점 등에 치여 찌든 대학생활을 떠나서 과거로 돌아온 느낌이었다.

송: 교류 수학을 망설이는 이유가 혼자 다닐 수도 있다는 걱정 때문일 것이다. 다니는 대학에 익숙해지지 말고 다른 환경에서 다른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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