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여수캠퍼스 이한솔 정후보가 사퇴했다. 불과 선거 3일 전, 늦었지만 참 다행스러운 결정이었다.

하지만 이 전 정후보의 사퇴글을 보고 있으면 우려가 밀려온다. 사퇴글 속에는 총학선거를 파행으로 치닫게 만든 데에 대한 부끄러움과 반성의 마음 보다는 오히려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날 괴롭혀 사퇴할 수밖에 없다’는 느낌이 묻어난다.

이 전 정후보는 사퇴글에서 “선거진행도 막바지 관문에 다다른 상황에서, 이렇게 물러나게 되어 개인적인 아쉬움이 많이 따르는 것도 사실입니다”며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아무 말 없이 묵묵히 믿고 따라와 준 선거캠프인단들을 생각하면 너무도 마음이 아프지만 … 더 열심히 준비해서 임하라는 뜻으로 긍정의 의미부여를 하겠습니다 … 더 나은 모습으로 준비 잘해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고 전했다.

하지만 ‘긍정의 의미부여’는 이런 상황에서 사용하는 말이 아니다. 이번 선거가 파행으로 치닫는 데에 가장 큰 책임은 이 전 정후보 본인에게 있다. 여러 악조건 때문에 선거가 파행으로 치달은 게 아니라, 애초에 후보자 자격이 없는데도 입후보자로 등록하고, 후보자 자격 박탈이 드러났음에도 끝까지 선거를 진행하려고 하는 등 이 후보자 스스로가 선거 파행을 만들어냈다.

이 후보자 주변에 이 후보자에게 쓴소리를 해줄 지인이 없어 보이는 점도 걱정스럽다. 이 후보자의 사퇴글에는 스물여덟개의 댓글(24일 오후 2시 기준)이 달렸는데 댓글은 온통 “힘내라”는 응원의 댓글들이다. 심지어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 한솔아 힘내라”는 댓글까지 달려있다.

게다가 손정관 총학회장 겸 중선관위원장 역시 큰 책임이 있지만, 이 전 정후보의 사퇴로 이번 선거 파행을 마무리 지으려 하는 모양새다. 그는 아직도 중선관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날 생각조차 없어 보인다. 여수 총학 선거가 여전히 우려스러운 또 하나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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