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석이란 성실성의 지표라 생각했다. 대학에서 학생들의 성실성은 수업을 빠지지 않고 꼬박꼬박 나오는 것으로 드러나고, 그것이 출석점수로 확인된다고 여겼다. 그렇지만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강의 때문에, 정확히 말하자면 ‘출석점수가 깎일까 두려워’ 하는 수 없이 강의에 출석하는 스스로에게 답답함을 느끼고 있던 터였다.

교양강의 과제 주제를 ‘출석, 꼭 필요한 걸까?’로 정하고 늘 출석을 부르거나 가끔 출석을 부르던 교수 열한명을 추려 ‘출석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등을 묻는 이메일을 보냈다. 출석에 대한 교수들의 생각을 나열한 다음, ‘까방권(까임 방지권, 연예인이 실수를 하더라도 비난받지 않고 넘어갈 수 있는 특권을 이르는 인터넷 용어)’처럼 ‘결방권(결석 방지권)’이 있어야 한다고 끝마칠 예정이었다.

여섯명의 교수에게 답신을 받았다. “딴 생각을 하거나 시간을 죽이고 있는 것보다는 차라리 그 시간을 밖에서 더 알차게 보낼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주체적이고 자율적인 삶이다”라며 필자의 의견과 비슷한 교수들이 많았다. 다만 “참된 성실성은 수업과 학문에 대한 관심과 몰입이다”는 답변은 다소 의외였다. 생각해보니 스마트폰만 쳐다보고 있으면서 단지 강의실 의자에만 앉아 ‘난 출석했으니 성실해’라고 생각하던 스스로가 우스워졌다.

그러니까 “교수-학생의 인격적 만남의 장이 아닐까. 이 ‘장’에 직접 참여하는 게 ‘출석’이다. 이 만남에 얼마나 큰 의미를 부여하느냐는 각자 선택의 몫이다”는 이의정 교수(신문방송)의 말처럼 ‘강의와 만남’을 생각해야 한다. 그 만남이 소중하다면 출석을 열심히 하면 되고, 중요하지 않다면 당당하게 결석하면 된다. 대리출석이나 출석을 부른 뒤 나가버리는 꼼수를 부리지 말고, 스스로 만남의 정도를 판단해 당당하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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