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다가설수록 자꾸 겁이 나지만, 이 사랑은 멈출 수가 없나봐.”
<들리나요>의 가사 한 구절처럼,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하지만 마음과는 반대로 그 사람에게 다가가기가 어려울 때가 있다. 그 사람을 생각하는 것만으로, 같이 걷는 것만으로 행복했다가도 어느 순간 넘기 힘든 벽에 부닥치는 듯하다. 그 사람에게 좀 더 다가가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의 마음이 상대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을 때 입을 상처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 사랑을 멈추기는 쉽지 않다. 아니, 오히려 더 커질 수도 있다.

괴로운 줄도 모르고 즐겁게 웃는 그 사람의 모습을 보면 자기 자신만 바보 같이 느껴질 때도 많다. 심지어 진심은 아니지만 그 사람이 미워질 수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마음과 마음이 계속해서 부딪치다보면 결국 지치는 건 나 자신이다. 그럴 땐 오히려 그 사람에게 다가가고픈 마음을 살짝 접어두고 차라리 한 발짝 멀어져보는 건 어떨까 싶다. 그리고 나에게 질문을 던져보자. ‘내가 왜 그 사람 때문에 이렇게 괴로워야하는 건데?’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그 때문에 몸과 마음이 지친다면 나를 한 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 말은 짝사랑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서로 사랑하는 연인이든, 연예인을 동경하는 팬이든, 무언가에 충성을 다하는 사람이든 상대에 맹목적으로 빠져 나 자신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언제까지나 나를 사랑해야 남도 더 잘 사랑할 수 있다. 그만을 위해 쏟았던 고민과 마음 졸임 등은 내려놓고 잠시 잊고 지냈던 나에게 신경을 써주자. 마음을 차분히 정리하기 위해 여행을 가든, 조용히 책을 읽든, 친한 친구들과 수다를 떨든, 좋아하는 음식을 실컷 먹든 그 어떤 것도 좋다.

나를 사랑하는 것을 잊지 않고 좀 더 느긋한 태도로 그 사람을 바라보면 마냥 ‘콩깍지’가 씌었을 때보다 좀 더 그를 자세히, 정확히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그를 향한 사랑이 조금도 식지 않는다면 그것은 나의 사랑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것이니 더 기쁜 것이 아닐까. 나를 사랑하면서 하는 사랑이 더 값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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