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쇼”라고 내다보는 교수도 있었다. 기초교육원에서 ‘지병문 총장 초청 교수다’ 취재를 가던 중, 우연히 만난 인문대 ㄱ 교수가 전한 말이었다. ㄱ 교수는 “이러다 할 이야기 없이 지금껏 해온 정책을 보여주기에만 그칠 것 같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다행이도 (어쩌면 스스로 지나치게 우려했을 수도 있으나) 교수들은 다양한 질문들을 했고, 지 총장도 물 흐르듯 거침없는 답변을 쏟아냈다.

그런데 그 답변이란 것이 그동안 지 총장이 취임사, 언론사 인터뷰 등에서 했던 말에서 한 발 앞으로 나아간 것이 없어 보였다. “대학은 상아탑이라지만, 학부모들이 좋은 대학을 보내려는 것은 졸업 후가 보장되는 탓이다. 대학 졸업 후, 사회에 진출하려는 학생들의 취업도 대학이 생각해야 한다”, “연구만, 교육만 해서는 발전할 수 없다. 양쪽이 모두 평가, 보상받도록 해야 한다”등 취임 후 <전대신문>과 했던 인터뷰와 비슷한 답변들이었다.

주로 이런 답변들이었으니 경제학과 ㄴ 교수의 입에서 “변화를 위해 다른 깃발들이 내려가는 것은 보이지만, 올라가는 깃발들은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 나올 법도 했다. ㄴ 교수는 변화를 마음먹었을 때, 그 다음 단계인 무엇을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에 대한 뚜렷한 계획이 없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지 총장의 취임이 9개월이 넘었다. 지 총장이 강조하던 ‘취업’을 위해 융합인재교육원에서는 취업에 대한 학생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보다 구체적인 제시가 필요하다. 지금처럼 학생들의 취업 관심 유도를 지원금만으로 끌어 모으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다. ‘3월 말까지 학생을 취업시킨다면 200만원을 주겠다’는 메일을 보고 “치사하다”고 느낀 건 공과대 ㄷ 교수만이 아닐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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