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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학당 한글교육 봉사활동 수기소중한 ‘꿈’의 집합소, 세종학당
타슈켄트=박지인 기자  |  pzi700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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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9.02  10: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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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들에게 한글은 “뿌리이자 모국어, 당연히 배워야 하는 것”

   
   
비행기로 6시간 반, 중앙아시아 중부에 위치한 낯선 나라 우즈베키스탄. 낯선 그 곳에 위치한 세종학당 학생들을 만나러 가는 길은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 찼다. 하지만 동시에 이렇게나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그들이 왜 한글을 배우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취재팀은 6월 27일부터 4박 5일 동안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에 위치한 세종학당에 다녀왔다. 16세의 어린 청소년들부터 아저씨, 아주머니, 70이 다된 할머니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고려인들이 한데 모여 수업하는 세종학당에서 왜 한글이 중요한지, 자국의 언어를 가진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마음속 깊이 느끼고 돌아왔다.

한글만큼 재밌는 한국문화
우즈베키스탄으로 떠나기 전, 학생들이 한글을 5개월 정도 배웠다는 이야기만 듣고 학생들의 한글 수준이 막연히 간단한 인사 정도만 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일거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을 만나보니, 우리의 생각과 전혀 달랐다.

1991년, 우즈베키스탄에 거주하고 있는 고려인들에게 한글과 한국문화를 가르치고자 설립됐다는 세종학당에는 현재 6명의 교사들이 280여명의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매달 20불 정도의 수업료를 내는 세종학당은 연 3학기, 1단계부터 4단계의 수업을 듣고 나면 졸업할 수 있다. 다만 졸업시험은 한글 작문, 구두시험까지 치러야 할 만큼 어려운 과정을 거치는 학생들이기에 한글에 능숙할 수 밖에 없었다.

우리가 세종학당 학생들을 위해 준비해 간 수업은 한지등만들기와 한국 문화에 대한 퀴즈였다. 한지등만들기는 커다란 종이컵에 문양을 뚫고 그 위를 빨강, 파랑, 초록 등의 한지로 붙여 촛불을 비추면 한지에 빛이 반사되는 등이었다. 자유롭게 문양을 뚫어보라고 하자 애니메이션 그림, 자신의 이름, 네모 세모 등 간단한 문양을 넣기도 했지만 한글이름을 쓰거나 사랑 등의 한글 단어를 쓰는 학생들도 더러 보였다.

한지의 색감은 물론 까칠까칠한듯 하면서도 부드러운 촉감에 한지에서 눈을 떼지 못하던 학생들은 수업이 끝나자 “남은 한지를 가져가도 되냐”고 물으며  너도나도 한지를 챙기기도 했다.

“저분은 김연아 아닙니까?”, “일본과 한국은 독도를 두고 영토분쟁을 하고 있어요”.

한지등을 만든 후, 김연아가 누구인지, 독도가 어떤 역사적 의미를 갖는지, 경복궁은 무엇인지 등을 알려주기 위해 한국 퀴즈를 준비해간 문제를 학생들은 너무나도 쉽게 맞췄다. 세종학당에서 한글은 물론 한국문화도 배우는 탓이었다.

되려 우리들에게 “어느 대학교 학생들입니까?”, “한국도 지금 날씨가 덥죠?”, “한국에서는 어떤 연예인이 인기가 많습니까?” 등 느릿느릿, 그러나 쉴새 없이 질문하기도 했다. 그만큼 학생들은 한국문화에 대해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
   
  ▲ 한지등공예를 함께 한 1교시. 한글을 문양을 새겨 넣은 학생들도 많았다.  
 

한글은 민족의 정체성
자음이 그려진 세종학당 티셔츠를 입고 수업시간 내내 눈을 반짝이던 백발의 할머니.
“고려인인 저에게 한글은 모국어입니다. 저의 뿌리는 한국이기 때문에 한글, 한국을 공부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잠시라도 공부하지 않으면 한글을 잊어버리기 때문에 지금도 계속 공부하고 있습니다.”한글을 배우는 이유에 한 자 한 자 또박또박 대답하던 할머니를 비롯해 많은 고려인 학생들도 유사한 대답을 했다. 이들에게 있어 한글은 민족의 정체성, 그리고 자신의 뿌리를 기억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었던 것이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영어공용화 논란이 일 만큼 한글을 중요시 하지 않던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던 4박 5일. 한글을 배워 뿌리를 찾겠다던 고려인들을 위해서라도 그 뿌리가 굳건해지도록 한글을 조금 더 생각해야 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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