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스마트폰 발달로 만남·이별 쉬워져…연인 위한 기념일이나 편의시설 늘어

연애는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관심사이다. 특히 20대 청춘의 연애는 그 관심의 정도가 높다. 젊은 만큼 가장 순수한 마음으로 열정적인 사랑을 할 수 있으리란 기대 때문일 것이다. ‘요즘 애들은 말야’의 세 번째 주제는 ‘연애’다.

손쉬워진 이성과의 만남
ㄱ 씨(24)는 페이스북을 통해 친구의 지인들에게 말을 거는 것이 취미다. 프로필 사진이 마음에 들면 망설임 없이 메시지를 날린다. ㄱ 씨는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열심히 말을 걸면 한두 명쯤과는 잘 될 수도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부담 없이 연락한다”고 말했다. 때로 대화가 잘 돼서 실제로 만나 밥을 먹고 영화를 보는 등 소개팅 하는 것과 다름없는 시간을 보낸다. ㄱ 씨는 “친구들에게 (여자친구를) 소개시켜달라고 말하는 것보다 이 방법이 간편하고 기회도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ㄱ 씨처럼 요즘 대학생들에게 SNS는 이성을 만나는 새로운 매체이기도 하다. ‘하이데어’, ‘돛단배’ 등 이성간의 대화와 만남이 목적인 ‘채팅 어플’도 등장했다. 실제로 ㄴ 씨(23)는 채팅 어플로 만난 여성과 대화를 나누다 가까워져 사귀게 되었다. 이성을 만나기 쉽고 편리한 시대가 된 것이다.

잦은 연락=깊은 애정(?)
이성과의 만남은 편리해졌지만 그 깊이는 보장할 수 없다. 여자 친구와 사귄지 얼마 안 된 ㄷ 씨(24)의 손에는 항상 스마트폰이 들려있다. 여자 친구와 주고받는 메신저 때문이다. 그는 “서로 만나거나 수업 시간을 제외하고는 하루 종일 메신저로 대화한다”고 말했다. ㄷ 씨는 언제나 여자 친구와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은 즐겁지만, 연락이 되지 않으면 불안감을 느낀다. 또한 자신이 답장을 늦게 한다면 여자 친구가 불안해할 것이라 생각하니 손에서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한다는 그는 “가끔은 피로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1984년 당시 20대에 만난 남자 친구와 결혼한 ㄹ 씨(54)는 “남편과 연애할 때 주된 연락 수단은 직장 전화였다”며 “잦은 연락은 힘들었지만 서로와의 만남을 기다리는 기대감과 낭만이 있었다. 요즘 젊은이들에게서는 이러한 감정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게 만남이 쉽다보니 이별도 어렵지 않다. ‘카카오톡’에서 이름을 딴 ‘카톡 이별’이라는 신조어는 카톡이나 문자로 몇 초 만에 헤어지는 요즘 젊은이들의 가벼운 이별 문화를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처럼 스마트폰과 인터넷 통신이 생활화되면서 이성간의 만남은 과거보다 훨씬 손쉬워졌지만 그만큼 가벼워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김미숙 씨(54)는 “요즘 학생들은 너무 쉽게 만나고 헤어지는 것 같다”며 “이성을 신중하게 만나고 헤어지는 것도 심사숙고했던 우리 세대와는 많이 다른 모습에 놀라기도 한다”고 말했다.

수많은 기념일의 등장
과거와 달라진 또 다른 연애문화 중 하나는 연인들을 위한 기념일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흔히 알려진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뿐만 아니라 모 제과업체에서 만든 기념일과 로즈데이, 키스데이 등은 물론이고 최근 1년 사이 생겨난 기념일만도 수십 개에 달한다. 연인들끼리 삼림욕을 즐기는 날인 그린데이, 연인에게 장미 1천4송이를 주며 고백하는 천사데이, 레터데이, 허그데이 등 이름도 목적도 생소한 기념일도 생겨났다. 제과점에서 일을 하는 김정림 씨(44)는 “발렌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는 물론이고 각종 기념일이 되면 케이크 매출이 크게 는다”며 “과거에는 요즘처럼 기념일이 많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소비보다는 절제하는 분위기였는데, 지금은 기념일을 많이 챙기려고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자체적으로 기념일을 만들어 기념하는 커플도 있다. ㅁ 씨(26)는 “여자 친구와 사귀기 시작한 후부터 50일, 100일, 150일 이렇게 50일마다 기념일을 챙긴다”고 말했다.

연인들을 위한 세상?
연인들을 위한 날이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주변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많은 것들이 연인들을 위한 것들이다. 휴대폰 요금에 커플요금제가 생긴 것은 이미 오래 전 일이다. 영화관과 축구장, 야구장에도 커플전용석이 등장했다. 밀폐된 공간 형식의 ‘룸카페’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우리 대학 후문 ㅂ 카페의 운영자는 “주로 커플들과 조별과제를 하는 학생들이 많이 찾는다”며 “커플들이 남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사적인 시간을 보내기 편리해 많이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전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