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없는 곳에 여우가 대장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동물사회에서 가장 힘이 센 호랑이가 없을 때 여우가 빈틈을 차지해 대장노릇 한다는 말이죠. 이 말을 산 속 새들의 사회에 적용시켜보면 어떨까요? 백수의 왕 호랑이는 독수리에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렇다면 여우의 역할은 누가 맡게 될까요. 까치? 직박구리? 아니면 까마귀? 제 생각에는 오늘 소개할 바로 이 친구가 맡게 될 것 같습니다.

때까치라는 녀석이 있습니다. 이름만 들어서는 까치와 친척뻘일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참새목 때까치과에 속하는 때까치는 비둘기보다 작은 크기에 동그란 눈과 주황색 깃털, 회색 날개를 가지고 있는 녀석입니다. 그런데 이 녀석은 보기와는 다르게 갈고리 같은 부리와 날카로운 발톱을 가지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성격까지 난폭해 숲 속 생물들에게 경계대상이 되고 있지요. 작은 새들에게 달려들기도 하고 나무 꼭대기에 올라앉아 ‘키키키키-’하고 소리지르기도 하면서요. 마치 작은 매를 보는 듯합니다.

때까치에게는 특별한 습성이 있습니다. 바로 ‘먹이를 저장하는 것’이죠. 이는 육식조류에게서 보기 드문 행동입니다. 때까치의 주식은 곤충, 도마뱀, 개구리 등 작은 동물들입니다. 그런데 때까치는 이 먹이들을 잡으면 나뭇가지에 꼬챙이처럼 끼워놓습니다. 다른 육식조류들이 필요할 때 사냥을 하고 사냥에 실패하면 굶는 것과 달리 때까치는 먹이를 저장해 놓는 방법을 터득한 것이죠.

숲의 폭군이라 불리는 때까치는 실제로 자기보다 작은 새를 습격하기도 합니다. 크기가 작은데도 불구하고 자기보다 큰 새에게도 대들기도 하고, ‘키키키키잇’ 소리지르면서 숲 속에 불화를 조성합니다. 때까치가 나타나면 노래 부르는 새들도 노래를 멈추고 숨기 바쁩니다. 독수리와 송골매 같은 숲속의 제왕은 아니지만 숲 속의 왕처럼 행동하는 것입니다.

우리 주변에도 소위 말하는 ‘짱’은 아니지만 중간에서 힘자랑을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동물사회와 새들의 사회, 인간 사회에서도 이런 비슷한 일이 있다는 사실이 재밌지 않나요? 사람도 결국 자연의 구성원이란 생각이 듭니다.

더 많은 ‘독수리’를 보고 싶다면 청춘동행 블로그(http://blog.naver.com/birdscholar3)에 방문하세요.

 

저작권자 © 전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