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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가정에 희망을 전하다■ 세상을 품에 안은 전남대인 52. 광주 북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 한신애 센터장(화학·71)
한별 기자  |  kity103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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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5.16  09:5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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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활동에 열정 쏟은 삶…이주여성들과 함께‘가장 행복한 시간’

   
 

“친구들, 조심히 잘 다녀와요”라며 한신애 동문(화학·71)이 한사람, 한사람에게 인사를 건넨다. 이에 봉사활동을 나갈 준비로 분주했던 이주 여성들 역시 환한 미소로 답한다. 대학시절 열정을 쏟았던 방송활동들은 사회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었고, 이후 그는 본격적인 사회활동에 뛰어들게 된다. 이주여성들과 함께하는 삶을 살고 있는 한 동문. 다문화 가정에 따뜻한 손길을 보내고 있는 그를 북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만났다.

열정을 쏟은 <CUB 전대방송>
한 동문은 어릴 적 저녁 무렵이 되면 치직거리는 주파수를 맞추기 위해 라디오 앞에 꼭 붙어있었다. 라디오 너머로 들려오던 ‘퀴즈열차’는 한 동문의 귀를 사로잡았다. 스무고개, 재치문답, 라디오 게임 등 퀴즈열차의 코너들을 세월이 지난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

우리 대학 화학과에 입학했지만 한 동문의 적성과는 맞지 않았다. 평소 라디오를 즐겨들으며 방송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입학 후 <CUB 전대방송>에 지원했고, 5기 아나운서로 입사한다. 한 동문에게 있어 방송생활은 대학생활의 전부였다. 그는 방송에 모든 열정을 쏟았고, 실무장이란 직책도 맡았다.

그가 1학년 때 용봉가요제의 전신인 ‘캠퍼스 송 경연대회’를 만들었고, 초대가수로 온 송창식 씨 등을 직접 만날 수 있었다. 그는 방송활동을 통해 많은 배움을 얻었고 “어린 나이였지만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던 최고의 경험이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방학 때마다 KBS, 전일방송국으로 실습을 나간 것은 방송국에 대한 그의 관심을 높였다. 아나운서들에게 전문적인 지식을 직접 교육 받았고, 차근차근 방송국 입사를 준비해나갔다.

1974년 여름, 한 동문은 100:1의 경쟁을 뚫고 전일방송국의 아나운서가 됐다. “어릴 적 접했던 라디오, 책 그리고 전대방송 활동이 많은 도움을 줬다”는 그는 VOC대행진, 밤의 다이알이란 라디오 프로그램 DJ를 하며 자신의 꿈을 펼쳐나갔다. 하지만 같이 라디오를 진행하던 DJ와의 결혼을 결심하며 2년간 함께했던 방송국을 떠나게 된다.

사회활동에 뛰어들다
방송활동은 한 동문을 사회문제에 대해 누구보다 민감히 반응하도록 만들었다. 방송국을 그만둔 뒤 그는 사회문제로 시선을 돌렸다. 82년 YMCA활동을 시작으로 소비자고발센터 간사, 홍보출판부, YWCA 청소년부 위원회 활동 등 다양한 사회활동에 뛰어들었다.

한 동문은 TV의 상업화, 폭력성, 성 상품화 등의 문제점이 대두되자 언론 모니터링에 주목한다. 90년대 초부터 YMCA 텔레비전 모니터회 활동으로 지역방송에 관심을 가지며 모니터링을 해나가던 그는 본격적으로 광주전남 민주언론운동협의회에서 대선 언론 모니터링을 시작한다. 한 동문은 “언론 모니터링은 이 전까지는 생각할 수도 없었던 일이었다”며 “사회문제로 대두되자 직접 언론 모니터링에 관심을 가졌다”고 말했다. 그는 97년도 민주언론운동협의회 공동의장을 맡으며 공정한 언론을 만들기 위해 누구보다 앞장선다.

책 집필에도 힘을 보탰다. 한 동문은 YMCA 70년사를 비롯한 사회운동사에 관한 다양한 책을 발간하며 광주의 역사와 사회문제에 더 큰 관심을 가지게 된다. 특히 민주화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했던 YWCA 조아라 회장, 명노근 교수 등의 이야기를 직접 집필했던 것은 그들의 삶을 살펴보며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그리고 그는 “사회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공감하는 삶을 살며
95년도부터 광주 열린 가족 상담센터에서 상담사로 자원봉사를 해오던 한 동문은 대학원진학을 고민한다. 그는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경험과 전문가적 시각이 더해지면 좀 더 나은 사회복지 활동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동문은 98년 결심 끝에 동신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에 입학한다. 동신대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재가복지 팀장 일하며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1급 지체장애인, 독거노인을 도왔다.

이후 남편이 다문화센터 법인을 만들게 되어 한 동문은 북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센터장을 맡아 다문화 문제에 뛰어들게 된다. 다문화 가정의 일은 처음이었고, 재정적으로 어려운 여건에서 시작했다. 그는 “처음 시작은 거의 황무지와 같았다”며 “하지만 우리사회가 필요로 하는 일이기 때문에 힘을 냈다”고 말했다.

센터의 일은 눈 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누구보다 앞장서던 한 동문에게 2009년 가정의 달 대통령상이 수여된다. 그에게 있어 대통령상은 업무가 휘몰아치는 상황의 격려와 위안이 됐다.
한 동문은 현재 센터를 방문하는 이주여성들을 상담하며, 그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힘쓰고 있다. 이주 여성들은 의사소통의 어려움, 문화의 차이로 많은 고생을 겪게 된다. 이런 문화차이를 좁히기 위해 센터는 한국어 강좌, 아이들의 방과 후 교육, 언어발달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하루에 150명 정도의 이주 여성들이 센터를 찾아와 도움을 받고 있다. 그는 “캄보디아, 베트남, 필리핀, 중국 등 다양한 나라의 여성들이 센터를 방문한다”며 “그들을 공감하기 위해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로 자신의 시선을 돌린 그는 지금도 다문화 가정의 행복을 위해 달려가고 있다. 한 동문은 “아직도 시작해야 할 일들이 많다”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런 한 동문의 마음을 아는지 센터의 한쪽 벽면에는 알록달록한 종이가 한가득 붙어있었다. 다문화 가족들은 편지에 ‘감사합니다’, ‘다문화센터 너무 좋아요’라는 마음을 담아 다문화 센터에 전한다.

사회를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
한 동문은 후배들에게 사회로 시선을 돌리는 것을 조언한다. 따스한 시선을 강조하는 그는 “우리가 다문화 사회에 사는 만큼 이주민, 우리 대학 안의 많은 유학생들의 생활에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말했다. 또 사회가 변화하고 있기에 “눈앞에 놓은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눈앞의 현실도 중요하지만 거기에 매달리지 않고 큰 숲을 바라보는 것을 중요시 하는 한 동문. 그는 이웃, 사회에 관심을 갖기 위해 뉴스, 신문을 보며 귀나 눈을 여는 것도 강조한다. 그는 “사회에 눈을 돌리면 공부하는 것 외에 배우는 것이 있으며, 자신의 삶을 풍부히 만들 것이다”고 말했다.

특히 한 동문은 지방대 학생이라는 한계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시절에도 지방대학이 어려웠다”며 “대학을 졸업하고 계속 광주에 있었지만 해외 나가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지방에 있다고 해서 위축되지 말고 세계 속의 나라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문화 센터의 일이 제일 행복하다”는 한 동문이 우리에게 묻는다. “한번쯤 여러분의 주변을 돌아보셨나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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