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 람보르기니, 마세라티, 두카티. 세계적인 고성능 자동차와 오토바이의 이름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이탈리아의 에밀리아 로마냐 주 지방에서 시작하였다는 것이다. 이곳은 거의 모든 업종에 걸쳐 협동조합과 중소기업의 네트워크로 성공한 지역이다. 즉 지금까지의 경제성장 원리였던 '경쟁과 독점'이 '협동과 공유'의 방식으로 바뀐 것이다. 협동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신뢰가 구축되어야 하고 구축된 신뢰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사회적 규범이 축적되어야 한다.

세계가치조사(World Value Survey)와 세계투명성기구(TI) 등에 따르면 한국사회의 신뢰도와 투명성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68.6%에 달했다. 특히 20-40대의 젊은 세대, 고학력에서 ‘부정적 의견’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신뢰, 그리고 그 결정체인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경쟁교육이다. 점수와 등수에 매달린 교육에서 신뢰와 협력이 끼어들 틈은 전혀 없다.

협력은 신뢰에 바탕을 두고 이루어지며 신뢰는 상호간의 약속을 이행 할 것이라는 믿음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신뢰 형성을 위한 믿음은 일정한 조건과 꾸준한 교육 및 훈련을 통해 만들어 진다. 2009년 6월 세계은행의 개발경제 서울 컨퍼런스(Annual Bank Conference on Development Economics)에서 발표된 다스굽타(P. Dasgupta)의 논문에서 신뢰는 두 가지 단계(조건)와 4가지 요인으로 형성된다고 보았다. 두 단계는 상대방이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생각하는 단계와 상대방이 약속을 지킬 경우 나도 약속을 지키는 것이 나에게 이익이 되어야 하는 단계이며 4가지 요인은 상호애정, 친사회적 태도, 외적강제, 상호강제이다. 이 중에서도 상호강제를 신뢰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다스굽타의 연구는 신뢰를 형성하는 데에는 조건과 요인에 대한 교육과 경험이 필요하며, 이를 바탕으로 상호간에 이행 규칙이 만들어 졌을 때 협력이 이루어진다.

신뢰는 타자를 밝고 서야하는 입시와 취업 경쟁 교육에선 형성될 수 없다. 학생들의 수학·과학·언어 등 기초 학력을 평가하는 피사(PISA)에서 1등과 2등을 하는 핀란드와 대한민국이다. 하지만 등수 없는 평등교육과 토론위주의 협력교육을 통해 학교 전체가 하나의 커뮤니티고 놀이터이며 대학경쟁률 또한 1위를 달리며 세계가치조사(World Value Survey)에서 60%가 다른 사람을 신뢰하는 것으로 조사된 핀란드와 학원과 과외, 등수가 곧 학생의 능력이 되고 청소년 자살율이 세계 1위이며 경쟁위주의 교육에도 불구하고 대학의 경쟁률은 뚝 떨어져 버리는 대한민국은 우리에게 많은 의미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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