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의 17세 청소년의 창업기업인 ‘섬리’(Summly)‘를 야후가 수백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섬리는 뉴스를 모바일로 축약해 볼 수 있게 하는 앱이다. 창업자인 댈로이시오는 12세 때 누구든지 개발한 앱을 앱스토어에서 판매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즉시 프로그래밍 공부를 독학으로 시작했다고 한다.

얼마 전 발표한 한국고용정보원의 자료에서 대학생의 63.3%는 창업 의향이 있지만, 실제로 창업을 준비 중인 학생은 4.9%라 한다. 미국의 ‘포춘’지가 발표한 스탠퍼드대학 재학생의 10%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그리고 대학생들이 느끼는 창업의 장애요인은 창업 관련 지식 부족이 30.6%로 가장 많았으며, 자금조달 능력 부족 29.4%, 창업지원 인프라 부족이 16.4% 순으로 조사됐다. 즉, 창업을 하고 싶어도 어디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른다는 것이다.

이제는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취업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 당연히 여겨질 정도로 우리나라의 고용상황과 청년실업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따라서 대학마다 청년고용센터 또는 취업지원센터의 역할 강화에 매진하고 있으며 최근 우리 대학도 융합인재교육원을 출범시켰다.  대학들은 취업상담, 진로적성상담, 취업추천은 물론 취업 멘토링과 각종 취업캠프까지 개최하면서 학생들의 취업률 향상에 노력하고 있다. 또한 대학평가에서 취업률이 높은 평가 배점을 차지한지는 오래된 일이다.

이에 반해 대학에서 학생들을 위한 진로 정책에서 창업 부문에 대한 교육과 지원은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뤄진 경향이 있다. 창업 의향이 있는 대학생 수에 비해 창업을 준비 중인 학생 수가 매우 적은 것은 바로 이 때문이 아닌가 한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창업교육을 잘하기는 매우 어렵다. 취업지원 정책에 비해 창업교육은 그 효과가 매우 적거나 더디게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대학 내에 창업 경험이 있는 교수의 숫자도 매우 적다. 그러나 대학생들이 창업 지식의 부족을 느낀다는 것은 교육 수요자인 학생들의 요구를 대학이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대학을 창업 기지화해야 한다거나, 전면적으로 교육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는 얘기가 아니다. 고등교육을 마친 인재에게 지식 부족에 의한 창업 걸림돌은 없도록 최소한의 교육과 지원이 이루어 져야 한다는 것이다. 몇몇 학과에 창업교과목을 넣는다던지, 교양과정에서 몇 개 과목을 개설하는 현재의 수준보다 훨씬 확대된 창업 교육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대학생들의 직업 선호가 대기업과 공무원이 된지 오래되었고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나 도전정신이 자라날 토양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대학에서 실시하는 창업교육은 청년 창업 활성화로 실업 해소는 물론 침체에 빠진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는 하나의 시발점이 될 것이다.

학생들도 졸업 후 섣부른 창업에 뛰어드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앞서 댈로이시오의 경험에서 보듯이 창업 준비부터 실제 창업까지는 3년이 걸렸고, 야후에 인수되기에는 2년의 기간이 더 걸렸다. 미래에 창업을 준비한다면 대기업보다 유연성이 있는 중소기업에 취업하여 다양한 부서에서 경험을 쌓고 창업 지식 습득과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40대가 넘으면 고용 불안을 가져오는 사회 현실에서 창업은 이제 안정된 직장에 취직하지 못한 자가 선택하는 차선책이 아니라, 직장의 경험을 토대로 보다 더 나은 성공을 추구하는 과정이자 목적이다.

저작권자 © 전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