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대학에서 일어난 군대식 MT와 관련하여 포털에 기사가 나고 모 방송사 프로그램에 사건에 인용되는 등 학교 안팎으로 군대식 MT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어찌하여 군대식 MT와 관련하여 ‘논쟁’씩 이나 벌어지는 것인가?

군대식 MT는 독재의 잔재이며, 행해져서는 아니 될 못된 악습이다. 군대식 MT를 찬성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개 비슷한 레퍼토리를 가지고 있다. 첫째, 기합을 받다보면 학과생 간에 단합이 된다. 둘째, 우리가 받았기 때문에 후배도 해야 된다. 셋째, 기합을 주는 것은 선배의 의무이다 라는 것이다.이러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어찌 전남대학교라는 상아탑의 지성인이라 말 할 수 있겠는가. 소위 선배라는 사람들이 20대가 되어 갓 성인이 된 학생들에게 그릇된 생각과 행동을 주입시키고 행하는 것이 어찌 대학생 된 자로서의 도리라 말할 수 있겠는가. 학생끼리 서로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지는 못할망정, 같은 학생을 상대로 나이와 지위의 고하를 이유로 상대의 인권을 무시한 채 기합을 준다는 것이 가당키나 한 일이란 말인가! 아니라고 그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위 세 가지 이유에 대해 한번 이야기해보자.

기합을 받다보면 학과생 간에 단합이 된다? 나는 그들에게 묻는다. 단합을 하고 동지애를 키우는 방법이 군대식 MT만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운동회는 왜 하는 것이며, 학과행사는 왜 하는 것인가? 다른 대안을 고민해보지는 않았는가? 첫 대면에 친해질 수단이 없다하여 군대식 MT를 정당화하는 행위는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았던 과거의 독재자들과 진배없다.

우리가 받았기 때문에 후배도 해야 된다? 기합을 주는 것은 선배의 의무이다? 이 두 가지는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군대식 MT를 받을 당시 학생들은 친해지기 보다는 이런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 ‘아, 너무 힘들어’. 군대식 MT를 받고나서 이에 대해 이성적인 고민을 할 새 없이, 군대식 MT가 당연하다는 사람들과 생각을 공유하고 이야기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군대식 MT는 필히 행해져야 하는 것이다!’라는 생각을 갖게 되어버린 것이다. 사안에 대해서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고민을 하지 않은 채, 소속된 단체 내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 그저 수용해버리는 것이다. 그렇다면 군대식 MT가 행해지는 것을 이대로 보고만 있을 것인가?

군대식 MT가 행해지는 근본적인 원인은 학생들의 인권의식 부재에 있다. 한국사회 특히 전남권의 대학에는 권위주의적이고 위계질서 의존적인 비지성적 학내질서가 만연해있다. 개인을 동등한 한 개인으로 인정하기 보다는 몇 가지 이유를 들어 위와 아래를 나누어 이 틀을 지키려한다. 이 체계가 가진 좋은 점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람은 누구에게도 침해받지 않을 기본권이 있다. 나이가 많다하여, 직위가 높다하여 한 사람의 행위를 제한할 수 없는 것이다. 현재 이루어지는 군대식 MT는 사람의 인권이 무시된, 헌법에 보장된 일신전속권 무시하는 행위이며 민주화의 성지인 우리 대학의 정신을 짓밟는 행태이다.

폐단을 없애기 위해서는 학내 인권교육을 의무화해야한다. 서울권 대학에서는 상당수의 대학이 인권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우리 대학 내에서 인권교육이 의무화되고 학생들이 인권에 대한 생각을 갖는다면 군대식 MT가 왜 잘못되어 있고,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에 대해 활발한 토론이 일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 군대식 MT는 사라지고 단합을 위한 참신하고 좋은 방법들이 각각의 학과에서 실행 될 것이다.

다시 한 번 말한다. 현재 학내에서 이루어지는 군대식 MT는 독재와 군대문화의 산물이며 자유민주주의국가라면 당연히 행해져서는 안 될 악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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