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여러분!

여러분이 용봉 뜨락에 오신 것을 환영하고 축하합니다.

여러분이 국립 전남대학교 용봉인이 된 지도 한 달여가 지났군요.

어떻습니까.

괜찮습니까? 아니면 아직 별 생각이 없으십니까.

어떻든 좋습니다.

저는 사회과학대학 신문방송학과에서 저널리즘을 가르치는 교수입니다. 65살 정년을 5개월여 앞두고 있습니다.

저는 며칠 전까지 신입생 여러분에게 무슨 말로 인사를 할까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꼭 이맘때면 도지는 교수로서의 성정(性情)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생각이 깊지 못해 실마리가 잘 잡히지 않았습니다.

철학적인 것? 실속적인 것? 아니면 경험담? ……

생각들로 머릿속이 꽉 차기는 했지만, ‘무엇’은 ‘무엇’으로 그칠 뿐이었습니다.

한데 그저께인 것 같습니다.

교수로 정년퇴직 한 뒤 사회봉사활동을 하고 계신다는 분이 한 라디오 방송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국민 소득 일천불시대의 과거 사람이 2만 3천불시대의 지금 젊은이들에게 ‘이렇게 해야 한다 저렇게 해야 한다’는 게 가당키나 한 일입니까?”

빈약한 과거로 넘치는 현실을 재단해보겠다고 버적대는 게 말이 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젊은이들이 지금은 혼란스러워 보여도 옛날에도 늘 그래 왔듯이 어느 지점에서인가는 제 길을 찾아갈 것인데 괜한 짓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르치려 말고 스스로 알게 하라’는 작고하신 은사님의 말씀도 떠올랐습니다.

그냥 법정(法頂) 스님의 말씀으로 신입생 여러분에게 드리는 인사말을 대신하겠습니다.

“…나무가 그대로 묵은 잎을 달고 있다면 새 잎도 피어나지 않는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매순간 어떤 생각, 불필요한 요소들을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새로워지고 맑은 바람이 불어온다. 그렇지 않으면 고정된 틀에서 벗어날 수 없다. 순간순간 새롭게 피어날 수 있어야 살아 있는 사람이다. 맨날 그 사람, 똑 같은 빛깔을 가지고 있는 사람, 어떤 틀에 박혀 벗어날 줄 모르는 사람은 살아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없다.”

스님은 그러면서 이렇게 권유합니다.

“…나는 누구인가. 스스로 물으라. 자신의 속얼굴이 드러나 보일 때까지 묻고 물어야 한다.…해답은 그 물음 속에 있다.…” (스님의『산에는 꽃이 피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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