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 위기 극복은 독자와 지속적 대화…전통규범도 여전히 중요

디지털 미디어 환경이 가져다 준 편리함은 저널리즘 영역의 붕괴라는 아이러니를 낳았다. 종이신문에 대한 독자수요는 급격히 떨어져 한국언론재단의 연구보고에 의하면 현재의 추세가 바뀌지 않는다면 2020년 종이신문이 우리나라에서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러한 예측이 현실화 될 수도 없을 뿐더러 그렇게 되도록 방치해서도 안 될 일이다. 디지털로 인한 미디어 생태계의 변화는 스마트 미디어 등으로 더욱 가속화 되겠지만, 이러한 급격한 변화 속에 우리가 잃고 있는 소중한 가치들이 무엇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함께 수반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저널리즘 위기가 민주주의에 갖는 함의를 고려했을 때 저널리즘 권위회복과 진화에 대한 논의가 활성화 되어야 한다.

이에 본 글은 ‘저널리즘 가치’를 복원하는데 있어서 고려되어야 선행요소로 ‘트위터 이용자의 뉴스관’을 소개한다. 디지털 미디어가 기자-독자 관계에 미친 영향은 과히 혁명적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언론은 여전히 독자들의 목소리를 가볍게 여기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따라서 저널리즘 가치 복원의 출발은 기자들이 아닌 뉴스 이용자들이 느끼는 기자역할 및 기자규범의 탐색을 통한 저널리즘 권위회복과 진화에 대한 논의에서 비롯되어야 한다.

근래 들어 각광받고 있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같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생산, 재매개, 유통되는 뉴스현상은 뉴스 생태계의 구조 및 저널리즘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추동하는 주요인 중의 하나이다. 트위터 이용자의 증가와 더불어 점점 개인들이 소셜 미디어 상에서 연결된 사람들로부터의 추천에 의해 뉴스를 소비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

더나아가, 화재나 사고와 같은 속보성 뉴스를 대중매체보다 앞서서 전달하고, 트위터에 실린 메시지들이 대중매체에 소개됨으로써 스스로 뉴스가 되기도 한다. 이처럼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 미디어는 참여, 개방과 공유의 정신에 입각해 전통적인 콘텐츠 제작과 소비의 경계를 무너뜨림으로써 미디어 수용자가 다양한 방식을 통해 콘텐츠를 뉴스 공간에 내놓고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등 그들 자신만의 저널리즘 실천 행위를 가능케 한다.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통해 확대된 수용자의 역할로 인해 어느 때 보다 저널리즘 장에서 펼쳐지는 문화적 전환은 생산자 중심의 논의 뿐만 아니라 이용자의 시각도 고려해야 하는 중요성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다시 말해 프로페셔널에 의한 통제와 아마추어에 의한 참여를 둘러싼 긴장관계를 개념화할 수 있는 한 방법은 뉴스 이용자들이 어떻게 저널리즘을 인식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왜냐하면, 온라인 환경과 전문직으로서의 언론직이 도전받는 현상은 언론 전문직의 탈전문직화 논의 및 공유된 저널리즘 권위에서 암시되듯 기존 언론인 중심의 폐쇄적 논의에서 뉴스 이용자의 인식을 포함하는 개방형 논의가 병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정보의 과잉으로 일컬어지는 온라인 뉴스 미디어 환경에 적합한 언론의 역할을 모색해야 한다는 규범적 논의들이 있어 왔고 뉴스 생산자와 수용자의 역할이 모호해지면서 기존 뉴스 미디어 전문가들은 새로운 역할을 강구할 필요성을 요구 받고 있다.

따라서 기자역할, 기자규범 및 저널리즘 권위 인식에 기반한 뉴스 이용자의 뉴스관은 직업 언론인의 뉴스관과 뉴스관행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고 향후 저널리즘의 진화를 논의하는 중요한 토대를 제공할 수 있다.

이에 트위터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이들이 겪고 있는 “뉴스관”변화의 단면을 조사한 필자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첫째, 트위터 이용자의 뉴스관은 전통적인 기자 역할 및 기자 규범에 대한 인식의 공유와 함께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기자 역할 및 기자 규범이 새롭게 형성되고 있었다.

또한 트위터를 통한 뉴스 이용 동기 및 저널리즘 실천 행위와 지각된 뉴스관의 관계가 획일적이기 보다는 트위터를 뉴스미디어로 이용하는 특정 동기 및 트위터를 통해 ‘실제적인’ 저널리즘 실천 행위의 유형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음을 확인했다. 구체적으로 트위터 이용자에 의해 지각된 기자 역할의 경우, 기존의 해설/적대/배포자 혹은 대중동원자의 기능 외에 새로운 기자 역할로 제시된 ‘큐레이터’로서의 역할이 부각되었다. 트위터 이용자들이 기대하는 큐레이터로서의 기자의 핵심 역할은 소셜 미디어 상에 편재하는 사실과 의견 및 각종 루머 등 정보의 과잉현상을 적절히 통제하고 정보를 균형성에 입각해 선별하는 것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둘째, 트위터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기존 언론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저널리즘 실무와 관련한 규범인식은 기존의 공정성, 객관성, 투명성 등을 포괄하는 ‘객관성규범’과 자율성, 직접성, 윤리성을 포괄한 ‘취재전문성규범’이 여전히 중요한 기자규범으로 인식됨과 동시에, ‘독자대화규범’의 중요성이 새롭게 제기됐다. 이는 독자와의 지속적인 대화, 즉 대화저널리즘을 통해 뉴스 생산자와 이용자 양자의 이해를 충족시키는 것이 저널리즘의 미래와 무관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뉴스의 내용이 수용자의 참여와 대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변하는 “과정”으로서의 저널리즘을 상기했을 때 독자의 반응을 살피는 기자에 대한 기자직무 인식은 전술한 큐레이터로서의 기자의 역할과 함께 저널리즘의 미래가 지향해야할 새로운 역할 및 규범중의 하나이다.

끝으로, 트위터 이용자들이 느끼는 저널리즘 권위에 대한 인식은 생산주체, 기술숙련, 그리고 직업적 권위로 구분되며 권위 있는 저널리즘 미래는 결국 뉴스 이용자와 전문뉴스 생산자간의 상호 협력과 갈등의 관계를 어떻게 조율하느냐에 달려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트위터 이용자들이 보여준 새로운 기자의 역할과 기자 규범 인식에도 불구하고 저널리즘의 미래와 관련해 전통적인 기자 역할과 기자 규범의 중요성이 강조될 필요가 있다.

즉, 누구나 기자가 될 수 있는 시대에 누구나 만들 수 없는 뉴스에 대한 기대를 어떻게 충족시킬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저널리즘 권위회복과 진화를 위한 핵심이 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살아있는” 독자와 “대화하는”기자의 모습이 늘어 날 때 비로소 저널리즘 권위회복이 가까워 졌음을 알게 될 것이다.

참고문헌 - 김균수 (in press). 트위터 이용자의 뉴스관: 기자역할, 기자규범 및 저널리즘 권위에 대한 인식을 중심으로. 한국언론학보, 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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