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날, 용지 옆을 지나는 길에 들려오는 경쾌한 드럼소리, 기타소리, 감미로운 목소리가 어우러진 ‘선율’이 기자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그 ‘선율’을 쫓아가보니 용지와 테니스코트 사이의 작은 흰색 건물에 위치한 음악동아리 ‘선율’이 보인다. 회장 오영은 씨(간호·12)는 “부드럽게 흐르는 선율처럼 우리 동아리는 따뜻하고 정겹다”며 동아리를 소개했다.

선율은 주로 락을 다루는 다른 밴드동아리와 달리 발라드, 힙합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다룬다. 또 선율에서는 통기타를 기본으로 베이스, 일렉기타, 드럼 등 다양한 악기를 배울 수 있다. 그래서 선율 동아리 회원이면 누구나 두 악기 이상을 연주할 수 있다. 악기를 전혀 다룰 줄 몰랐던 오 씨도 “선배님의 강습과 주기적인 공연 준비로 실력이 늘었다”며 “누구나 열심히 배우면 악기를 잘 다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번은 주위를 지나던 아주머니가 동아리방에 찾아온 적도 있었다. 쥬니엘의 ‘일라일라’를 연주할 때이다. 동기들과 연주를 하던 오 씨는 “처음엔 당황했지만 ‘노래가 좋다. 다시 연주해 줄 수 있냐’는 아주머니 요청에 기쁜 마음으로 다시 연주를 해줬다.” 그는 “그렇게 누군가에게 좋은 음악을 들려줄 때 즐거움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오 씨는 “광주는 길거리 문화가 부족한 것 같다”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지난해 여름 선배들이 후문에서 길거리 공연을 열었으나 공연을 중단하는 모습을 보고 크게 실망했다. 그들은 총학과 본부의 허가를 받고 인디밴드 ‘10cm’처럼 그다지 소란스럽지 않은 어쿠스틱 음악을 연주했다. 그럼에도 주변 단과대의 “시끄럽다”는 항의를 받아 공연을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 그는 “관객이 점점 몰려드는데 공연을 중단하려니 안타까웠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래도 힘든 연습시간을 이겨내고 관객들 앞에서 멋진 공연을 보여줄 때의 희열감은 값지다. 오 씨는 “공연준비는 힘들지만 좋은 동기들이 있어 함께 이겨낼 수 있다”며 “힘든 순간을 나눈 동기들과 함께 하는 시간들 또한 공연만큼 소중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오 씨는 “이번달 초까지 30기 기수를 모집할 생각이다”며 “공연에 관심이 있고 열심히 하려는 마음만 있다면 동아리에서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다. 우리와 함께 추억을 만들 많은 학생들이 지원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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