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졸업생 중에 잊지 못할 학생이 한명 있다. 단과대학 내에 ‘개그 동아리’를 만들어서 생활대 내의 모든 행사에서 재미있는 진행은 물론이고 수시로 교수들과 학생들에게 웃음을 선사한 학생이다.

이 학생이 진행한 행사는 내용을 막론하고 모두 성공적이었고, 참여자가 너무 많아서 일부 참여를 제한하기도 하였다. 이 학생은 졸업 후에 상당히 명성이 있는 회사에 취업하였고, 그 이후 몇 번의 전직을 거쳐서 지금은 어엿한 중견 직장인으로 자리 잡았다. 가끔 학교에 들러서 자신의 근황을 들려주는 것도 잊지 않는 모범적인 졸업생이다.

2013학년도 신입생을 보면서 갑자기 이 학생이 떠오른 것은 왜일까? 무의식중에 우리의 신입생들도 그처럼 유머감각을 가졌으면 하는 바램이었을까? 역대 사회에서 성공한 유명인 중에서 유머가 없는 인물은 드물었다. 한번은 링컨이 백악관에서 구두를 손수 닦고 있을 때였다. 친구가 이 장면을 보고 “어찌 대통령이 자기 구두를 직접 닦고 있나?” 하였다. 유머가 풍부한 링컨의 답은 “아니, 그럼 미국 대통령은 다른 사람의 구두도 닦아야 하나?” 였다.

레이건의 병상 유머도 유명하다. 세계인의 시선을 집중시킨 1981년 피격사건 당시 수술 후 병상을 둘러싼 측근을 보며 말했다. “할리우드에서 이렇게 관심을 끌었다면 배우를 그만두지 않았을 텐데...”  자신을 약간 망가뜨리면서 상대의 웃음을 자아내는 유머는 더욱 상대를 즐겁게 한다. 자신을 망가뜨리면서 웃음을 줄 때 그 어떤 상대가 무장 해제되지 않겠는가?

이렇게 말하는 필자도 사실 별로 유머가 넘치는 사람은 아니다. 그러나 앞으로 21세기를 살아야할 젊은 인재라면 화려한 스팩과 더불어 반드시 유머감각을 갖추라고 조언하고 싶다. 모든 학생들이 대학생활 4년 동안 좋은 학점과 높은 영어 점수, 해외연수, 인턴십, 현장실습 등등 화려한 스팩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문제는 스팩의 콘텐츠가 모두 똑같다는 것이다.

가령 유머로 무장한 나만의 독특한 스팩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그렇다면 수많은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중에서 단연 돋보이지 않을까? 필자가 사장이고, 스팩이 비슷비슷하다면 유머감각이 있는 인재를 뽑겠다.

왜냐고? 직장에 유머로 활력이 넘치면 동료와 상사 사이가 좋을 것이고, 인간관계로 갈등하지 않는 시간에 업무에 집중하여 작업능률도 당연히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새내기들이여 4년 동안 남과 같은 스팩만 쌓을 건가요?

이제부터 자신의 강점을 살린, 유머가 포함되면 더 좋은 나만의 스팩을 쌓아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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